[2024년 9월10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KDI "수출증가세 높지만 고금리로 내수회복 지연…경기개선 제약"
‘역대급 폭염’에 8월 주택 전기료, 지난해보다 평균 7,520원↑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95.5%…25개월 만에 최고
1. 20대 신불자 3년 새 25% 급증…대부분 1,000만원 이하 연체
생활고에 시달려 금융권 대출을 갚지 못한 20대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대부분은 1,000만원 이하 소액대출로, 사회에 발을 딛지도 못한 청년들의 생활고가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중복 인원 제외)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5만2,580명)에 비해 25.3%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대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신용유의자는 연체 기간이 정해진 기간(대출 만기 3개월 경과 또는 연체 6개월 경과 등)을 초과하면 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신용카드 사용 정지와 대출 이용 제한 등 여러 불이익을 받는다.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전 ‘빚 낙인’이 찍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이다.
은행권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경우가 3만3,610명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어 저축은행(2만2,356명), 신용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1만6,083명) 등의 순이었다.
수십만~수백만원 대출을 갚지 못한 소액 연체자 비중이 큰 것도 청년 채무의 특징이다. 신용평가회사(CB)에 단기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7월 말 기준 7만3,379명(카드대금 연체 제외)이었고, 이 중 연체 금액 ‘1,000만원 이하’가 6만4,624명(88.1%)이나 됐다.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은 소액 채무자라는 뜻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에 취업난까지 겹쳐 청년층에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가까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이강일 의원은 “청년층 소액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거시적 청년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KDI, 9월 경제동향 “소비 부진 장기화…건설수주도 부진 지속”
8월 우리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월에도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회복세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업종은 그간 투자 감소가 누적되며 향후 실제 건설이 이뤄지는 시기도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9일 내놓은 ‘9월 경제동향’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됐다"며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8월 수출은 전월(13.9%)에 이어 11.4% 늘어나며 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무역수지 역시 전월 36억달러에 이어 8월에도 38억3,000만달러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KDI는 높은 수출 증가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고금리 기조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봤다. 특히 상품소비 위축이 장기화하고 서비스소비는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면서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상품소비를 반영하는 7월 소매판매는 전월(-3.6%)에 이어 2.1% 감소를 지속했다. 신제품 출시로 급증한 통신기기⋅컴퓨터(13.1%)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품목에서 부진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대형마트(-8.8%), 슈퍼마켓⋅잡화점(-8.3%), 백화점(-7.6%) 등 오프라인 거래를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건설투자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7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며 전월과 같이 5.3% 감소했다. 특히 주거용을 중심으로 수주 부진이 누적되며 건축부문(-7.5%)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KDI는 "선행지표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그간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 및 관련 고용도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 113만 가구, 전기료 5만원 이상 더 낸다…요금 늘어난 가구 76%
역대급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잇달아 경신했던 8월의 주택용 전기요금이 작년 같은 달보다 평균 1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5만원 이상 오른 가구는 모두 113만호, 이 가운데 10만원 이상 급등한 고지서를 받게 될 가구는 38만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kWh(킬로와트시)로 작년 같은 달보다 9% 증가했다. 이에 따라 8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 오를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작년 5월 이후 주택용 전기요금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누진제 영향으로 사용량 증가폭 대비 요금이 더 많이 늘어나게 됐다”며 “지난달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바탕으로 한 수치로, 최종적인 8월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은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8월 전기요금이 작년 같은 달보다 증가한 가구는 76%인 1,922만 가구, 지난해와 같은 가구는 1%인 31만 가구, 오히려 요금이 줄어든 가구는 23%인 569만 가구로 파악됐다. 요금이 오른 가구의 평균 증가액은 약 1만7,000원이었지만 38만 가구는 10만원 이상, 75만 가구는 5만~10만원, 126만 가구는 3만~5만원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0%인 239만 가구에서 3만원 이상 부담이 늘게 됐다.
4. 전국 아파트 경매건수 두 달째 3,000건 넘겨…낙찰가율 86.2%
8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고가 낙찰이 속출하며 낙찰된 물건의 30%가 감정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168건으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3,000건을 넘겼다.
낙찰률은 전월(37.2%) 대비 5.6%포인트(p) 상승한 42.8%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86.2%로 전달(87.3%)보다 1.1%p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일부 지방 아파트는 큰 폭으로 하락해 극심한 지역 간 격차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1.5명 감소한 6.4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7.3%로 전월(46.7%) 대비 0.6%p 올랐다. 낙찰가율은 전달(93.7%) 대비 1.8%p 상승한 95.5%로, 2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노원구 등 외곽지역에서도 고가 낙찰이 속출하면서 감정가(100%)를 넘겨 낙찰된 아파트가 서울 전체 낙찰건수(140건)의 30%(43건)나 됐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정비사업 중인 서초구 반포동 주공 1층(토지 98㎡, 건물 118㎡)이 감정가 52억원의 136.8%인 71억1,11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응찰자 수는 21명이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51.3%) 대비 8.0%p 하락한 43.3%를 기록했다. 남양주와 시흥시 등 수도권 외곽지역 위주로 새 경매건이 급증하면서 낙찰률이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전월(89.5%)보다 0.7%p 상승한 90.2%를 기록해 2022년 7월(92.6%)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넘겼다. 평균 응찰자 수는 10.5명이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2.9%)보다 9.6%p 상승한 42.5%로 6개월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경매 진행건수가 가장 많은 미추홀구 내 아파트가 저가에 다소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반등했다. 낙찰가율은 전달(81.7%) 대비 0.9%p 내린 80.8%를 기록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8.0명이었다.
5대 광역시에서는 대전과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이 소폭 상승했다.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83.8%로 전달(82.0)보다 1.8%p 올랐고, 대구(82.9%)는 전월(82.2%) 대비 0.7%p 올랐다. 반면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84.2%로 전달(94.4%)에 비해 무려 10.2%p 하락했다. 부산도 73.7%로 전달(78.4%) 대비 4.7%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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