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고대 중국의 시 모음집인 악부시(樂府詩)에 ‘군자행(君子行)’이라는 시가 있다. 군자(높은 벼슬아치)가 행해야 할 도리를 읊은 이 시에 널리 알려진 구절이 등장한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뜻이다. 군자라면 모름지기 남에게 의심받을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에 심우정 후보자를 지명했다. 심 후보자가 등록한 재산 목록을 살펴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런 얘기를 했다. “왜 성공한 대한민국 검사의 배우자들은 그렇게 주식 투자의 귀재입니까?” 심 후보자의 배우자는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21억원어치 미국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자녀의 미국 주식까지 합치면 22억원을 넘는다.

공직자윤리법은 국내 주식에 대해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을 경우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했지만, 해외 주식은 대상이 아니다. 테슬라,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은 세계가 안방이고 한국 시장에서도 활발히 영업한다. 이해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지원 의원이 “이해충돌에는 국경이 없으니 주식 논란을 깨끗이 정리하고 청문회에 임하라”고 권했지만, 심우정 후보자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요청한 주식 관련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공직자라니.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지적했듯 “대통령 뒷배 믿고” 그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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