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12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정부, ‘정책대출 조이기’…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 최대 0.4%p 인상

한국 수출 이끈 반도체∙자동차…2분기 비중 31.7% ‘역대 최고’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내수 부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1년 전에 비해 2.9% 하락, 역대 최장인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내수 부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1년 전에 비해 2.9% 하락, 역대 최장인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1.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 전년比 2.9%↓…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폭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침체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소매판매가 역대 최장인 9개 분기 연속 감소했고, 내수 경기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도 5개 분기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1년 전에 비해 2.9% 하락했다. 2022년 2분기(-0.2%)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세이며,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긴 감소 흐름이다. 감소폭도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크다.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 영향을 제거한 국내 상품(재화) 판매액 수준을 조사한 값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인 상품 소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감소세는 내구재(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재화)와 준내구재·비내구재(1년 미만 사용)를 가리지 않았다. 2분기 기준 승용차(-13.2%)와 의복(-4.4%), 오락·취미·경기 용품(-7.3%), 음식료품(-3.2%)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다른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지수(불변)는 2분기에 1.6% 상승했지만, 내수 경기와 연관성이 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각각 2.1%, 1.5% 줄어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33개 도소매 업종의 재고·판매액 비율을 나타내는 도·소매업 재고율 역시 2022년 2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내수 부진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앞서 8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1%포인트 낮은 2.5%로 제시하며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를 배경으로 지적했다.

2. 신생아 특례대출·전세사기 피해자 대출금리 유지…청약저축 금리 0.3%p↑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낮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대출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린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않자 본격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주택도시기금의 대출금리와 시중금리 간 적정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정책대출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간 금리 차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정책대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인 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8,5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며, 소득이 높을수록 적용되는 금리가 높다. 디딤돌 대출 금리는 지금의 2.15∼3.55%에서 2.35∼3.95%로 올린다.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자에게 연 1.5∼2.9% 금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버팀목 대출 금리는 연 1.7∼3.3%로 인상한다. 연 2.1∼2.9% 금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버팀목 대출금리 범위 역시 연 2.0∼3.3%로 상향된다.

최근 금리가 낮은 정책대출로 수요가 몰려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정부가 수요 조절을 위해 정책대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최근 3개월(4∼6월) 새 은행권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60%가 디딤돌 등 정책금융 상품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부가 저출생 대책으로 내놓은 신생아 특례대출과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정책대출 금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주택도시기금 대출 공급액 28조8,000억원 중 신생아 특례대출 비중은 14%(4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대출 금리를 인상하며 청약저축 금리도 최대 2.8%에서 3.1%로 0.3%포인트 인상한다. 청약저축 금리가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 청약저축 납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청약저축 금리 인상 이후 납입분에는 인상된 금리를 적용하고, 인상 전 납입분은 종전 금리 체계에 따라 이자를 매긴다.

국토부는 2022년 11월 0.3%포인트, 올해 8월 0.7%포인트를 더하면 청약저축 금리가 총 1.3%포인트 인상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2,500만명이 금리 인상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성년자가 향후 청약 때 인정받을 수 있는 청약저축 납입 인정 기한은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3. 2분기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 비중 20.3% 1위…자동차 11.4%로 2위 

올해 2분기 한국 수출액 중 반도체와 자동차 비중이 합계 31.7%로 분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 비중은 20.3%로 1위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11.4%로 2위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합치면 31.7%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합산 수출 비중은 최근 25~30%를 사이를 오갔다. 지난 1분기 29.7%를 기록한 후 올해 2분기 30%를 넘겨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해 2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348억달러, 자동차 수출액은 195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합치면 542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기반 스토리지 서버시장 성장과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200억달러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 308억달러를 넘기며 반등에 성공했다.

자동차는 견조한 하이브리드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195억달러) 실적은 2020년 4분기(116억달러)와 비교해 59%나 성장했다. 지금처럼 반도체가 수출을 이끌고 자동차가 뒷받침한다면 정부의 올해 목표인 수출 7,000억 달러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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