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과거 이 후보자의 극우성향 SNS 활동 등이 쟁점이 됐다.

청문회는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과 이 후보자간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이 후보자가 증인 선서를 마치고 최 위원장에게 증서를 제출한 뒤 자리로 돌아가자 최 위원장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쯤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다시 최 위원장에게 다가와 악수하고 고개를 숙이자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 귀에 대해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된다"고 속삭이듯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글에 ‘좋아요’를 누른 이유’를 묻자, 이 후보자는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른바 '좋아요 연좌제'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는 손가락 운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동대구역을 박정희역으로 바꾸자거나 KBS 본관을 박정희센터로 만들자고 했다는 등의 과거 발언을 두고 "극우 성향이 보인다"는 야당 측 비판에 이 후보자는 "대한민국에서 박정희, 이승만을 존경한다고 하면 극우가 되고, 김대중, 노무현을 존경한다고 하면 세련된 지식인처럼 취급받는 부분은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과거 발언과 행보에 대해 "아무런 소속 없던 자연인으로서 말한 것"이라면서 "공직으로 들어간다면 철저히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물러섰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의 과거 SNS글에 대해  "공인으로서 자격은 없어 보인다"며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 좋아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사퇴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MBC 보도본부장 재직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 과정에서 '전원 구조' 오보를 낸 데 대해 야당 측에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장훈 4·16 안전사회연구소장을 향해 "유가족께 말씀드린다. 최선을 다했지만…"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야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오보와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그릇된 판단으로 유가족과 국민에게 큰 상처를 입힌 점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화면에 띄운 사과문을 낭독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거부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 법인카드로 골프장과 유흥주점 등에서 1,500만원을 쓴 것을 문제 삼았고,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이 후보자가 주말에 약 8,500만원어치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1만원도 쓴 적이 없다"며 "업무상 목적 외 법인카드를 쓴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가 시작되기전에는 회의장 밖에서 민주당 언론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한준호 의원과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언론장악 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 후보 사퇴 촉구 시위를 했다. 이를 두고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언론노조가 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집회 시위를 했다"며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이고, 국회의 권능에 대한 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