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출석한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총경
참사 당일 용산서장·112상황관리관 밤11시까지 깜깜이
이임재 "당일 밤 11시까지 보고 한 건도 못받아"
이임재 "죄책감 평생 안고 갈 것…비난·질책은 다 제게 해달라"
류미진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것 가슴깊이 반성"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경찰 지휘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서울경찰청에 핼러인을 대비해 경비 기동대 투입을 두 차례 요청했지만 두 번 다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 “실무자가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효율적인 방식으로 기동대를 요청한다’고 서울청 주무 부서에 전달했다”면서 “협의 과정에서 ‘집회·시위가 많기 때문에 지휘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이어 “그 뒤로 다시 지원 요청을 했을 때 서울청에서 재차 검토가 있었지만 집회·시위 때문에 어렵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용산 관할 지휘관으로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왜 직접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서울청에서 두 차례 검토 끝에 결정이 났다는 보고를 받아 직접 요청하진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용산서의 기동대 지원 요청에 서울청이 응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한 경찰 특수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청은 “이태원 참사 발생 전에는 기동대 인력 배치를 요청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다.
이 전 서장은 또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처음 보고를 받은 것은 23시쯤이다”면서 “그 전에는 아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무전 녹취록과 통화기록이 있겠지만, 녹사평역에 도착한 오후 9시 57분쯤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 상황을 물었더니 ‘사람이 많고 (교통이) 정체되고 있으나 특이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했다”며 “상황을 알 수 있을 만한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밤 대통령실에서 걸려온 전화는 왜 받지 않았느냐”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밤 11시 20분쯤 전화가 왔는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하느라 겨를이 없어 (대통령실) 전화를 못 받았다”며 “그리고 6분 후 다시 전화해서 현재 10~20명에 대해 CPR(심폐소생술) 중이라고 보고하고, 상황 파악 및 대처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119에 첫 신고가 들어온 밤 10시 15분쯤 이태원 엔틱가구 거리에서 뒷짐을 지고 걸은데 대해선 “그때까지만 해도 정확한 현장 상황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이태원 파출소 옥상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현장이 잘 보이는 곳에서 경찰 인력 등을 지휘하기 위해서 였다”고 답했다.
이 전 서장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생 현안보다 경비에 집중했던 것 아니냐”고 묻자 “특정 업무에만 집중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경비 관련 업무가 전반적로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호나 경비 쪽에 일정 부분 (업무가)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거기에 맞춰 인원이 보충됐다. 하지만 현장에선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서장과 함께 증인 출석한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은 “밤 11시39분 상황실 직원으로부터 상황관리관 전용폰으로 연락이 와 그때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용산서장이 서울청장에게 보고를 해서 서울청장이 현장으로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5층 112상황실을 비운 이유에 대해선 “아침에 (당직자에게) 보고를 받고 이후 (10층 인사관리관) 사무실에서 혼자 상황 대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상황관리관이 아침에 보고 받은 후 자신의 사무실로 가는 것이 관례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은 이날 답변 과정에서 울먹이며 반복해서 "고인 유가족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전 서장은 "책임 회피할 생각이 없고, 담당 경찰서장으로서 정말 그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평생 안고 갈 것”이라고 울먹였다.
그는 또 “당시 용산서 직원들은 갑작스런 응급상황을 맞아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아무 겨를이 없이 최선을 다했다”며 “비난과 질책은 현장 지휘관인 저에게 다 해달라”고 했다.
류 총경도 "당일 상황관리관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하고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하면서도 이런 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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