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중 비속어 논란과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응하지 않을 경우 (25일 예정된) 시정연설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 탄압이 끊이지 않는 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나서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XX'라는 비속어가 논란이 됐을 때 대통령실은 미 의회가 아닌 야당에 대한 욕설이라고 해명했고, 종북 주사파 발언을 해놓고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을 기만했다”면서 “그래 놓고 국회에 와서 의회민주주의, 협치, 자유 등 입에 발린 이야기를 시정연설이라며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서도 “국정감사 기간 중에 제1야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국정감사 방해 행위”라며 “윤 대통령이 오기 전에 또 압수수색하러 온다면 그 또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한 조정식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 여당이 떳떳하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특검을 수용하기 바란다”며 “25일 국회 시정연설 전까지 (특검 수용 여부를) 분명하게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안으로 대장동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맞불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검 거부를 재확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재명 대표가 이전에 ‘특검을 요구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얘기했다”면서 “수사를 늦추는 방편으로 특검을 요구하는 의도가 너무 속보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 시사에 대해서도 “(내년) 예산도 법정기한 내 통과시켜야 하고, 주요 법안 처리도 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의사일정 진행을 거부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수사를 막고 죄를 덮으려는 검은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신의 악수(惡手)"라며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특검은 국민이 나서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 촉구에 대해 “특검은 여야가 합의할 사항”이라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