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작원, 육군 대위에 4800만원-민간인 이씨에 7억원 코인 제공

군 검찰 별관 사무실. (사진=뉴스1)
군 검찰 별관 사무실. (사진=뉴스1)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가상화폐를 받고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육군 김모 대위가 '참수부대' 작전계획(작계) 일부를 북한에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위는 전시 상황에 북한 지도부 제거 목적으로 창설된 중부권 특수임무여단 소속이다.

뉴스버스가 27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서 확보한 군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대위는 군사 2급 비밀에 해당하는 특임여단 지역대의 작계를 북한 공작원에게 제공했다. 올해 1월 김 대위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여단과 대대 작계를 요구받았지만, 접근 권한이 없어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비밀문서함에 있던 지역대 작계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송했다. 이후 김 대위는 지난달 초 여단과 대대 작계까지 촬영을 시도하다 군에 적발됐다.

김 대위는 지난 2020년 3월 학군단 동기인 지인을 통해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자인 이모씨를 알게 됐다. 이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 공작원과 김 대위를 연결해줬다. 김 대위와 접촉한 북한 공작원은 텔레그램 '보리스'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인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전 담당 부서인 '110호 연구소'(기술정찰국)의 하부조직으로 중국 IT무역업체로 위장한 조선백설무역회사, 조선백호무역회사, 또는 제3국의 위장 사이버 공작거점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불법 사이버도박 조직을 운영하며 불법 자금을 조달하는 북한 해커 부대 소속 공작원이었다.

김 대위는 인터넷 불법도박 등으로 인해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학군 동기생이었던 민간인 A씨의 제안을 받고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공작원 보리스는 자신이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브로커이고 불법 스포츠토토와 해킹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신분을 위장한 채 접근했다. 그는 군사자료 거래를 제안하며 김 대위가 보낸 자료는 러시아 쪽으로 전달된다고 설명하며 포섭했다.

김 대위는 북한 공작원 보리스에게 작년 11월 육군본부 홈페이지 로그인 화면, 육군 보안수칙 등 군사자료를 전송했고, 지난 1월 7일부터 14일까지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단말기 사진과 1분 가량의 단말기 부팅영상을 촬영해 전송했다.

또 김 대위는 1월 19일에는 공범 이모씨로부터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택배로 발송받은 후 1월 31일부터 2월 4일 사이 소속부대 신속대응조 임무 수행 중 비밀문서함에 접근해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로 촬영해 북한 공작원 보리스에게 전송했다. 이 문건은 김 대위가 소속돼 있던 참수부대의 전·평시 작전계획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문건으로 군사 2급 비밀이었다.

김 대위는 지난 3월 30일에는 북한 공작원 보리스에게 '적 인물·장비 식별 평가' 제목의 문건을 전달했다. 김 위가 제공한 문건은 참수부대 작전 수행이 필요한 인물과 장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비공개 문건으로 군사상기밀에 해당한다.

북한 공작원 보리스는 김 대위에게 군사자료를 제공받는 대가로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지난 3월 30일까지 22회에 걸쳐 0.8976BTC(약 4,800여만원)의 비트코인을 건넸다. 공범 이씨는 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북한 공작원 보리스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청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서울중앙지검은 합동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달 28일 김 대위를 국가보안법 위반(목적수행, 자진지원·금품수수, 회합·통신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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