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감사위원 인사권 문제로 한 차례 불붙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으로 봉합됐던 신‧구 권력간 갈등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는 1일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을 ‘알박기 인사’라고 공격한 대통령직 인수위 측에 “근거없는 모욕적 주장”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인수위는 “감정적 해석”이라며 “청와대가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에 문 대통령이 관여한 듯한 취지로 주장한 인수위를 겨냥 “모욕당하는 느낌이었다.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수위는) 저희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사에 관여한 것처럼 전제하고, 의심하고, ‘몰염치’라는 극단적인 언어를 써서, 모욕적인 브리핑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인수위는 브리핑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이라는 이유로 ‘알박기 인사’라고 규정한 뒤 “몰염치한 처사”라고 청와대 측을 겨냥했다. 이에 청와대는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는 현 정부나 인수위가 눈독 들일 자리가 아니다”면서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수석은 “(인수위의) 브리핑 내용 근거는 의심인데, 어떻게 의심을 갖고 ‘몰염치’라는 등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면서 “청와대는 (대우조선해양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아는 바도 없었고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 분께서 회동하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업무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인수위가) 찬물을 끼얹는 브리핑을 했다”면서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인수위는)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의 사과 요구가 있은 뒤, 인수위는 “청와대 측 감정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 브리핑을 통해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 뿐인데, 청와대에서 감정적으로 해석한 것 아닌가”라면서 “임기말 벌어지는 인사 관련 모든 논쟁의 본질은 국민 세금이 들어간 문제를 새 정부에서 어떻게 해결할까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는 취지인데, 청와대가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알박기 인사’ 규정도 굽히지 않았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우리가 파악한 것만으로도 (알박기 인사가) 수십 명인데, 그것(대우조선해양 대표)도 알박기 인사 중 하나고, 위쪽으로는 강원랜드, 아래쪽으로는 HMM까지 다 망라돼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이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 문제나 청와대 측 사과 요구에 대한 반응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