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장제원 불출마 혁신 포장하더니 사실상 ‘의형제 공천'

친윤 희생·쇄신 포장 '국민 눈속임?'...'뒷거래 공천' 의혹?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 “지역구 사유화…왕국 만들려하나"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선거구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출마한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김대식 후보'의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MBC캡처)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선거구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출마한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김대식 후보'의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MBC캡처)


'윤핵관’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쇄신을 명분으로 불출마한 지역구에 경남정보대 총장 출신 김대식 후보를 단수공천하면서 ‘뒷거래 공천’ 의혹을 낳고 있다. 장 의원과 김 후보와의 관계 때문이다.

김 후보는 장 의원 집안 사학재단인 ‘동서학원’의 사실상 ‘가신’이자 장 의원과는 ‘의형제’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와 장 의원 두 사람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 A씨는 “장 의원 부친인 고(故)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 김 후보가 대학 시절 무렵 양아들로 삼았을 정도로 그 관계가 오래되고 깊다”면서 “김 후보나 장 의원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형제처럼 자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두 사람이 공공연하게 ‘의형제’라고 공언해 온 것을 국민의힘 안팎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황이다. 김 후보도 올해 1월 9일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장 의원과 나는 피만 나누지 않았을 뿐 형제보다 더 친한 사이”라고 말했다.(부산국제신문 1월 9일 보도)

A씨는 “김 후보가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 오타니대 대학원 진학 과정에서도 일본 오사카 성서신학교 출신인 장 전 국회부의장의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일 오타니대 박사과정에 진학하던 1995년부터 장 의원 집안 학교법인인 동서학원에서 일본어과 교수로 시작해 교수부장, 학생처장 등을 지냈다. 이후 동서대 부총장을 거쳐 2021년 12월부터 동서학원 재단 소속인 경남정보대 총장을 맡아왔다.

이 같은 배경 탓에 혁신을 명분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장 의원이 집안 가신이자 ‘의형제’를 내세워 ‘뒷거래 공천’과 ‘국민 눈속임’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의혹이 제기된다. 

김 후보는 2005년 동서대 학생처장을 하던 시절 강연을 온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인연을 맺어 2007년 대선 초기부터 MB(이명박)캠프에 합류, MB의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다. 원조 윤핵관인 장 의원도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을 했고, 이 때의 활동을 기반으로 2008년 부산 사상에서 권철현 전 한나라당 의원을 밀어내고 배지를 달게 된다. 김 후보 역시 MB정권에서 대선 승리의 공로를 인정 받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부산 사상구 선거구는 장 의원 부친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에서 11~12대(1981~1988년) 국회의원을 지냈던 곳이다.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권 전 의원이 내리 3선(1996~2008)을 한다. 한국기독신문에 따르면 목사이기도 했던 장 전 부의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립집사이던 권 전 의원에게 “신앙의 족보가 있는 분”이라며 지역구를 물려준다. (한국기독신문  2006년 2월 11일)

권 전 의원은 2008년 경남정보대 학장이던 장 의원에게 밀려났고, 장 의원은  2008년부터 이 곳에서 18대, 그리고  20대와 21대 등 총 12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장성만-장제원 2대에 걸쳐 국회의원 20년을 하는 등 부산 사상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동서학원을 기반으로 물려주고 넘겨주는 장 의원 일가의 세습 아성이 되다시피했다. 

김 후보와 함께 경쟁했던 송숙희 예비후보는 1일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김 후보는 (장 의원 부친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의 양아들이자, 동서대 가신, 나쁘게 말하면 (동서대) 충견이 맞다”면서 “아버지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아들한테 물려주고, 아들은 가신한테 넘겨주는 게 아니면 뭐냐”고 따졌다. 송 예비후보는 사상구 구의원-부산시 시의원 2회-사상구 구청장 2회 등을 지낸 지역 밀착 정치인이다.

송 예비후보는 김 후보를 단수공천한 국민의힘의 김 후보 단수공천에 항의해 지난 23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삭발을 하고, 항의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1일 오후 뉴스버스와 통화할 당시에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의 지지 당원들과 항의 집회 중이었다.

여론조사상 차이가 확연한 것도 송 예비후보가 김 후보의 단수 공천에 승복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김 후보 단수 공천 직전인 지난 19일 ‘여론조사 꽃’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송 예비후보는 적합도에서 김 후보를 2.5배 이상 앞섰다.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42.1%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36%)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송숙희 예비후보는 37.2%, 김 후보는 11.9%를 기록했다. (부산 사상구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3명 대상, 2월 14일~15일 무선가상번호활용 캐티(CATI) 전화면접조사. 응답률은 16.1%이며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3%p)

송 예비후보는 “후보 경쟁력 입증 자료로 언론사 두 군데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출했지만, 공천심사에서 참작이 안됐다”면서 “김 후보측에선 자체 여론 조사를 자주 하고도 하다못해 그 결과 조차 (공천관리위에) 못내놨다”고 격앙했다. 

송 예비후보는 장 의원의 노골적인 김 후보 밀어주기도 문제를 삼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은 ‘장제원 측근 밀어넣기 공천 논란’ 보도를 했는데, 이 보도에는 장 의원이 “중요한 당원이니, 당원으로서 의사(김대식 후보 지지)를 밝히겠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민주평통 사무처장, 여의도연구원장 경력, 경험이 부족한 거냐”라는 취지로 지역 주민에게 쓴 카카오톡 메시지가 등장한다. 송 예비후보는 이에대해 “당협위원장이면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전까지는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다”면서 “그런데 그 전부터 ‘장재원의 뜻이 김대식’이라며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김 후보를)지원하는데도, 국민의힘과 공관위가 같이 춤추면서 경선도 없이 (나를) 잘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공관위의 김 후보 단수추천 결정 과정에서는 ‘윤핵관’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의 ‘김 후보 단수추천’ 주장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측근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의 ‘경선’ 주장이 맞서 설전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장 사무총장이 물러서 김 후보가 단수 추천됐고, 그 뒤 장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공천 과정에선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넘어갔다. 이 같은 앞뒤 정황을 보면 한 위원장 측에서 ‘장제원 불출마의 숨은 배경’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전달받고 ‘단수 추천’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장 의원과 김 후보 두 사람을 아는 A씨는 “인요한 혁신위의 ‘친윤’ 희생 요구에 화답한 것처럼 ‘불출마’를 하면서 혁신이나 쇄신으로 눈속임을 한 뒤, 뒤로는 의형제를 내세워 공천을 받는 뒷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형적인 대국민 눈속임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송 예비후보도 “(장 의원이) 지역구를 사유화해  시의원과 구의원을 줄세우며 완전 왕국으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지역에선 장 의원 위세에 눌려 아무도 말을 못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나라도 제대로 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어 당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 및 김대식 후보 반론] 

김 후보는 장 의원의 공천 개입 주장에 대해 지난달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송 예비후보의 가신 주장과 지역구 넘기기 등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가신이겠느냐. 동서대학교 경남정보대에서 교수 총장을 35년 하다보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또  “장제원 의원에게 공천 과정에서 밀어주기 등의 지원을 받은 게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공천 과정에선 밀어준 게 없지만) 본격적인 선거 과정에선 현역 의원이 당연히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안 밀어준다면 그게 비정상이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과 김 후보에게 반론을 요청하려 전화를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의형제 공천'  및 '공천 개입' '쇄신 포장 눈속임과 뒷거래 공천 의혹'  등에 대한 반론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송했지만 별도 반론은 없었다.

뉴스버스는 일단 김 후보가 지난달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반론으로 실었으나, 장 의원과 김 후보가 추후 반론을 해올 경우 충실히 반영할 예정이다.

뉴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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