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몰타와 함께 방문한 EU국 안도라, 로마 지지

아프리카 남미 카리브해 등 사우디지지 선언 이어져

영국 언론 "잼버리 망신으로 부산 경쟁서 뒤처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안 보그 몰타 외교장관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alta Government X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안 보그 몰타 외교장관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alta Government X 캡처)

해외 언론들이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 리야드의 굳히기'가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으로 2030 엑스포 유치 판세가 바뀌었다는 취지로 언급해 ‘막판 뒤집기’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유치 활동 점검에 나선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파리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부산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눈에 띄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이 지지세 확산의 분수령이 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지난달 18~23일 41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는 등 모두 47개국 정상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와 부산시 및 민간 지원단도 9월 초 파리에 엑스포 교섭 본부를 설치하고 지지국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엑스포 유치 활동 홍보나 일부 국내 언론 보도와 달리 해외 언론 보도를 통해 나타난 기류는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당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직접 방문해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던 몰타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지를 결정했다. EU국가인 몰타의 현지 언론 '몰타 투데이' 는 2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몰타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소속 181개국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20년 기구에 가입했다”면서 "다음달 28일 실시되는 2030 월드엑스포 투표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 장관의 몰타 방문이나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현재 리야드와 로마가 선두 주자인 가운데 몰타 정부는 EU의 로마 지지 의사를 무시하고 리야드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로마와 사우디 정부가 몰타를 상대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치열한 로비전을 벌였지만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사우디 정부의 구애가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몰타 정부 소식통은 "사우디의 제안이 몰타의 국익과 다양한 양자 관계를 위해 더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달 12일 몰타를 방문해 이안 보그 외교장관과 면담을 갖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당시 한 장관은 6일 일정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해 EU국가인 몰타와 안도라를 방문했다. 한 장관이 방문한 지난달 12~13일 몰타는 EU 지중해 9개국가(EU-MED9)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던 상황이라 방문 시점도 좋지 않았다.

사우디와 아랍지역 매체들은 투표를 8주 가량 앞두고 리야드의 '굳히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개월간 몰타를 비롯해 탄자니아와 브루키나파소, 코트디브와르, 몬테네그로, 남수단, 파라과이, 우간다, 소말리아, 지부티, 콩고, 가봉 등의 국가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공식 지지했다. 남미, 아프리카, 카리브해(카리콤), 아랍, 태평양도서 국가들의 연쇄지지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필리핀, 방글라데시도 사우디의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 사우디 지지를 선언한 국가는 조지아, 나미비아, 니제르, 모리타니아, 노르웨이, 기니아, 가나, 짐바브웨, 에콰도르, 세르비아, 벨라루스, 콜롬비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말라위, 엘살바도르, 나이지리아 등이다. 

반면 부산엑스포 유치를 공식 지지 선언한 국가는 눈에 띄지 않고 있어 '엑스포 유치전'에서 대한민국의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이다.  

이와 관련, 영국 매체인 디 아티클(The Article)은 "유치전에 뛰어든 부산이 좋은 평가를 얻었으나 새만금 잼버리의 대실패(fiasco)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4만3,000명의 청소년도 관리하지 못한 나라에서 2,8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이는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나라가 많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동훈 장관이 몰타와 함께 방문했던 안도라는 로마 지지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버스 / 이상연 객원특파원 news@atlantak.com

이상연은 199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특별취재부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2005년 미국 조지아대학교(UGA)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애틀랜타와 미주 한인 사회를 커버하는 아메리카K 미디어 그룹을 설립해 현재 대표 기자로 재직 중이며, 뉴스버스 객원특파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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