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다’ 23%, ‘잘못하고 있다’ 68%.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긍정평가율은 최저치, 부정평가율은 최고치를 찍었다. (4월 16일~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1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국무총리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혼선이 이어지자 여권 지지층도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층의 45%만이 윤 대통령을 긍정평가함으로써 부정평가자 46%와 사실상 동률을
새로운 가치와 세력이 정치판에 등장하는 선거를 중대 선거라고 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중대 선거였는가. 기후 위기와 불평등을 타개하는 선두에는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가 서 있었다. 심지어 시급한 당면 과제인 ’반부패‘조차 숙고되지 못했다. 중대 선거였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정치의 판을 형성하는 선거를 ‘정초(주춧돌) 선거’라고 한다. 2024년 총선은 2020년 총선의 ‘제1당 초강세+거대양당 체제 강화’를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정초 선거 같지는 않다. 다만 과거의 여러 정치가 청산되기도 했다. 극단적인 방증이 최초의 ‘무소속
대통령이 국회를 패싱하고 대통령실을 이전했을 때 / 너는 동조했다 / 너는 의회주의자가 아니었다 // 그 다음 대통령이 언론이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조작했다 주장했을 때 / 너는 따라했다 / 너는 자유주의자가 아니었다 // 그 다음 대통령이 ILO 협약을 위반해 화물연대에 업무복귀명령을 했을 때 / 너는 열광했다 / 너는 보편적 국제주의자가 아니었다 // 그 다음에 대통령이 자기 배우자에 대한 수사를 막을 때 / 너는 특검을 찬성하지 않았다 / 너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 성난 표심이 여당에게 닥쳤을 때는 / 너를
선거 막판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 판세를 뒤흔들거나 엎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례로 “지난 대선 막판 뉴스타파 보도로 추격당했다”는 건 국민의힘의 착각이다. 터질 만한 일은 진작에 터지는 법이고, 막판에는 정보와 보도가 빽빽해 유권자들이 중대 사건을 인식할 겨를이 없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거나 어떤 의혹에 관련된 충격적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가끔 있었지만 그게 선거 종료전 폭발한 경우는 거의 없다. 2007년 대선의 BBK 의혹과 2012년 대선의 국정원 댓글 사건이 그 예다. 그나마 선거 막판을 흔드는 변수는 ‘막말’이나 ‘비하
한국에서 총선으로 유의미한 정치 변화가 당장 일어난 적은 별로 없다. 5공청문회 실시와 지방자치제 도입을 낳은 1988년 제13대 총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해낸 2016년 제20대 총선 정도다.장기적 영향을 만든 사례로는 2000년 제16대 총선이 있다. 3~4각 지역 구도를 청산하고 팽팽한 양당체제를 열었으며, 현재까지도 정치를 하고 있는 여러 정치인들을 입문시킨 선거다. 이 밖의 한국 총선은 대선의 연장전이거나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아예 ‘이재명 대 한동훈’ 대선처럼 치러지고 있다. 두 사람의 유세를 포함
올 초 국민의힘의 기세가 좋았던 것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덕일까? 전적으로 부인할 도리는 없으나, 흔들리는 판 위에 있으면서 본인이 춤을 잘 춰서 판이 움직인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지난 대선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석열이 못해도 이렇게 못할 줄은 몰랐다”는 소리가 윤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 사이에서 퍼지고 있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찍었다고 남한테 자랑스럽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의 출범은 이들이 다시 입을 떼는 이유가 됐던 것뿐이다. 그렇다면
여야 공천이 대부분 완료되면서 격전지들이 드러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결국은 지역 밀착 운동으로 풀어나가야 할 지역도 있고, 조직력 대결 같지만 중앙정치 흐름에 따라 결판 날 지역도 있다. 또 희귀하지만 멸종되지는 않은 3자 구도 선거구도 몇 군데 있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받는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맞붙는 인천 계양 을이다. 이 곳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이 대표가 우위에 있다. 다만 최근 여론 흐름에서 원 전 장관이 따라붙는 ‘언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3,003명을 대상으로 거대양당 공천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전화면접조사, 응답률은 17.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44%(‘매우 잘하고 있다’ 12% + ‘잘하는 편이다’ 32%), 부정 평가가 42%(‘잘못하는 편이다’ 22% + ‘매우 잘못하고 있다’ 20%)로 긍정과 부정이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해 긍정 평가는 31%(‘매우 잘하고 있다’ 6% + ‘잘하
요즘 여러모로 1996년 제15대 총선이 떠오른다. 나는 중학생이던 당시 월간 , 등 각종 잡지를 탐독한 탓에 이 선거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프로야구보다 더 재밌는 구도였다. 현재 총선 상황과의 공통점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을 ‘대조’하게 된다. 특히 야권쪽이 그렇다. 과거 김영삼 신한국당에 비할 바 못 되는 윤석열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안착중인 것은 야권의 부진과 자해 때문이다. 표적 공천. 1996년 총선의 주요 열쇳말 중 하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에 복귀하면서, 기존의 민주당
총선과 대선, 지선(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은 각기 다른 공식과 문법을 갖는다. 대선은 후보 1인 중심일 수밖에 없다. 다른 인물들은 보완재의 성격만 갖는다. 지선은 자연스럽게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심으로 치러진다. 당 대표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작고 집단지도체제와 비슷한 양상이 된다. 총선은 대선과 지선 사이에 있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자가 중심이 되면서도 당의 이미지는 조금 더 다원화되어야 한다. 그게 외연 확장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1996년 총선은 2기 정권(직전 정권이 재창출한 정권)인 김영삼 정권의 중반기에 치러져 한때 여당이
입시 비리, 직권 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월 8일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실심은 끝났다. 조 전 장관은 ‘위조하거나 허위 작성한 공문서와 사문서를 행사하여 입시 업무를 방해’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호텔 아쿠아펠리스의 인턴증명서 등은 조 전 장관이 직접 위조했다는 물증이 있다. 그동안 조 전 장관측은 증거능력을 문제삼았지만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대법원 판결과 조 전 장관의 1, 2심 판결을 통해 이는 힘을 잃었다. 입시비리를 무죄로
“민주당 갈 걸 그랬다. 정치하기 너무 편할 것 같다. 뭐라고 이야기해도 얼마든지 말 바꿔도 되고, 거기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2월 2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말이다. 희한하고 우스꽝스러운 언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든지 말 바꿔도 되”도록 가장 열심히 부추기는 이가 한 위원장이다.민주당은 2022년 대선을 포함해 여러 차례 다당제 정치개혁을 공약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지지율과 의석수를 가급적 일치시키는 비례성 확대 방안이 들어가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를 이어 견지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말한 적이 있던가요?"(1월 25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일반인의 상식으로 접근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사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돈봉투,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는 것."(같은 날,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한동훈 위원장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입장은 윤석열-한동훈 갈등 이전에도 저랬다. 이 사건의 전말은 간단하다. 1단계,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은 김건희 특검은 반대하지만 김건희 문제는 어느 정도 짚어나가는 쇼가 필요하다고 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단기간에 여러 정치개혁 공약을 쏟아냈다. 그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 이상의 형 확정 의원 재판기간 세비 전액반납 △자당 귀책 재보궐 선거 무공천 원칙 △국회의원 정수 50명 축소 및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법 추진 등이다.결론부터 말한다면 상당 부분은 정치개혁이 아니거나 정치개악에 가까워 한 위원장의 얄팍한 정치 인식만 돋보인다. 비교적 긍정적인 것부터 부정적인 순서대로 평가해보겠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법 추진’의
YTN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1월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김건희 특검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총선 전 특검수사가 필요하다' 51% ▲'총선이 끝난 뒤 해야 한다' 20% ▲'정치공세라 필요하지 않다' 19%로 나타났다. (무선 전화면접방식. 응답률 16.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총선 뒤 특검’이라는 별도의 선택항을 넣을 경우 특검 찬성보다 특검 반대쪽이 더 크게 쪼개진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야권이 여당을 더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전략을 시사해준다. 김건희 특검을 재
1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습격을 받은 이후로 한국 정치의 적대와 분열, 혐오를 되짚어보는 목소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진단도 조심스럽게 할 필요는 있다.피의자 김모 씨와 같은 범행에 나서는 사람은 수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 평화적인 정치 환경이라고 해서 이 사람과 같은 폭력적 행위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오래 전에 민주주의 선진국이 된 스웨덴에서도 1986년 올로프 팔메 총리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다만 우리가 가져야 할 문제의식은 있다. 폭력은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폭력만 있는 게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총선이 한국 정치에 끼치는 영향은 예상이나 기대를 밑돈다. 특히 입법에서 그렇다. 국회 선진화법과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 때문이다.또한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 누가 이기든 간에 ‘뭘 잘했다고 이겼나?’ 하는 반감에 부딪힐 것이다. 2020년 총선 뒤와 2022년 대선 및 지선 뒤에 그랬듯 말이다. 미국 양당제와 달리 여론의 유동성이 큰 것이 한국 정치다. 총선 뒤로도 여론은 요동친다. 그렇다면 무엇이 여론을 결정하는가. 도덕적 기본이 흔들리는 정당은 여론의 집중 질타를
2023년 '김수민의 정치클리어링' 첫 칼럼은 였다.국민들의 친복지, 친노동, 친환경 성향이 국민의힘에게 불리한 지형을 만들어낸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에 대한 여론 악화에 직면해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절대적 위기는 넘겼다. 다만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문제로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었으며,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관련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다.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큰 위기를 겪고 있
2015년 11월 10~12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8%를 기록했다. 높은 지지율은 전혀 아니지만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대표 13%), 문재인(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12%), 박원순(당시 서울시장, 13%) 등에 비해 많이 뒤진 지지율도 아니었다. 그것이 이듬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차지한 39석의 기반이 되었다. 국민신당(1997년 대선)과 자유선진당(2008 년 총선)도 각각 이인제와 이회창의 두 자릿수 지지율에 힘입어 등장한 정당들이다. 반면 최근 신당 창
발표 뒤 1주일 넘게 지났지만 그냥 넘기기에 너무 아까운 여론조사가 있어 분석한다.한국갤럽이 지난 11월 28일~30일 역대 대통령의 개별 공과를 평가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상대로 무선전화 면접, 응답률은1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한국갤럽은 이 조사를 2012년, 2015년, 2021년에도 실시한 바 있다. 재임 기간이 매우 짧았던 윤보선, 최규하 전 대통령과 현역인 윤석열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 10인을 두고 ‘잘한 일이 많은가/못한 일이 많은가’를 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