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과 받아야 하는데, 떠나지만 억울함 풀어달라"

오스트리아 국적 연세어학당 유학 중 희생 김인홍씨 유가족 희생된 아들, 한국인 정체성 알기 위해 연세어학당서 공부 "비엔나서 아들 장례식 28일…아이들 억울함 풀어달라" "나라 이끄는 분들 잘못 인정하지 않아 참으로 답답"

2022-11-22     정리=이대 기자

이태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처음으로 한데 모여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억울함을 풀어놓을 길도 없었습니다. 뉴스버스는 이태원 10.29 참사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힌 희생자들의 사연과 유가족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 편집인 주

① [오열속 유가족 기자회견] 진정한 사과·책임규명 요구
②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이젠 답해달라“
③ "눈물만 흘리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 되지 않겠다“
④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다“
⑤ "유가족이 무슨 반 정부세력이냐, 모이면 왜 안되나“
⑥ "자리지키려고 숨만 쉬는 식물인간들 응징해달라“
⑦ "정부 사과 받아야 하는데, 떠나지만 억울함 풀어달라“

22일 '이태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 입장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묵념이 진행되는 동안, 연세어학당에 공부하러 왔다가 희생당한 김인홍씨의 어머니(왼쪽)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참사 희생자 김인홍의 엄마입니다.

오스트리아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유가족 분들께서 힘겹게 이겨내고 계실텐데, 저도 가슴에 묻고 아들을 데리고 곧 비엔나로 갑니다.

이 자리에 온 것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연세어학당에 공부하러 온 아들이 이태원에서 희생당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30년을 비엔나에 살면서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참 외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외국인이라고 외면당하지 않게 아들을 키워왔습니다. 아들에게 항상 '예스와 노'를 확실히 가르쳤습니다.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우리 아들을 보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나라를 이끄시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답답해서입니다.

여기에 동참한 것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랍니다.

저는 15일 병원에서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이날 아들을 안고 병원에 가서 사과를 받았습니다. 사망 시간이 틀려서, 저희가 외국인이기에 공증을 받아야하는데 퇴짜당하고 그 서류가 해결되는데도 6일이 걸렸다. 그런데도 사과 한 마디가 없어서 제 아들을 데리고 가서 사과를 받아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의 장례식이 비엔나에서 28일에 있어서 저는 가야만 합니다.

저는 비엔나에 가서 일하겠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우리 외국인들이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힘내셔서 꼭 꼬옥 꼭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아닌 것은 아니다'고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