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소해금 연주자 량성희 국내 첫 독주회

북 ‘2∙16예술상’ 수상자, 25~26일 서울 마포구 토마토홀서

2025-11-24     이인형 기자
금강산가극단 악장으로 11년간 활동해 온 세계 최정상급 소해금 연주가 량성희(37)씨가 25, 26일 서울 마포구 토마토홀에서 국내 첫 독주회를 연다. 

재일 조선인 출신 소해금 연주가 량성희(37)가 국내 첫 독주회 '꽃이 피다'를 25, 26일 이틀간 서울 마포구 토마토홀에서 선보인다. 한민족 음악사에서 또 다른 갈래인 조선(북) 클래식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연주에 선보이는 소해금은 해금을 개량한 ‘국악기’ 소해금이 아니라, ‘조선 민족악기의 꽃’으로 불리는 조선(북) 클래식 독주악기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열리는 첫 소해금 독주회인 셈이다. 

연주자 량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 조선인으로 조선(북) 유일의 국립해외예술단체인 금강산가극단에 입단해 11년간 악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거의 매해 평양대극장의 광명성절 공연, 인민예술축전 등에서 연주자로 활동해왔다. 2016년 조선(북) 최고 권위의 전문가 콩쿠르인 ‘2.16예술상’ 최고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평양 4월의봄 국제친선축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최정상급 소해금 연주자로 꼽힌다. 량씨는 올해 대한민국 국적을 획득했으며,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공연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노를 치던 량씨는 전통 악기 해금과 바이올린을 섞은 듯한 소해금의 독특한 음색에 매료됐다고 한다. 전통음악을 보존해 온 한국과 달리 조선(북)은 기성 음악의 형식과 종류에 얽매이지 않고 전통악기의 개량을 통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서양식 평균율에 의한 12반음 체계를 기본으로 한 혁신은 조선(북) 악기의 표현 능력을 확장해 음량이 풍부해지고 음색이 맑고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해금은 이렇게 개량된 대표적인 현악기로서 서양의 바이올린에 준하는 해금속 악기에 속한다. 량씨의 소해금 선율에는 ‘조선(북)을 조국으로, 한국(남)을 고향’으로 두고 살아온 경계인의 삶이 투영돼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공연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조선 오페라 <꽃파는 처녀>의 기둥노래 중 하나인 ‘리별의 시각은 다가오는데’ 등 조선(북)의 항일투쟁 음악을 초연한다. 2부에서는 조선 클래식 악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아다지오 g장조’ 등의 서양 명곡을 선보인다. 3부에서는 ‘종다리’ 등 소해금 최고의 명곡을 국내 최초로 실연한다. 예매는 3일부터 네이버 스토어에서 진행 중이며, 전석 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