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시장, 정치인보다 일 잘하는 행정가 요구 여론 있다"
[단독 인터뷰] 여권 서울시장 후보 '다크호스' 정원오 성동구청장 정원오 "중진 정치인에 맞설 나만의 강점과 보완책 준비할 것"
여권내 서울시장 후보 '다크호스'로 떠오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 처리 등 현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12월 중순 이후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뉴스버스TV '이진동의 속터뷰'에 출연, "성동구민들이 (저를) 계속 써보고 싶다는 요구가 있고, 인근 (다른 구) 주민들도 함께 쓰고 싶다는 요구가 예전부터 있었으나 요즘 빈도가 올라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발언이다.
22일 방송된 뉴스버스TV에 따르면 정 구청장은 민주당내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내 경선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중진 정치인 후보들이 강점 많다"면서도 "나의 강점을 유지할 수 있고, 발휘할 수 있는 판단과 보완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서울시장도 중진 정치인보다는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행정가, '일 잘하는 행정가'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일정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주민 만족도가 90%가 넘는 비결에 대해 '써 보니까 좋더라'는 효능감과, 48시간 안에 답변하는 '문자 민원' 직접 소통을 꼽고 "3선까지 가능하게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3선 연임하는 동한 뿌듯한 성과로 "성수동을 낙후된 공장지대에서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만든 것과 생활 밀착 행정을 전국적으로 퍼지도록 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원오 성동구청장과의 인터뷰를 요약한 일문일답.
Q.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느냐 이 부분일 것 같은데?
-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지금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각 구청마다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안을 마련하고 의회와 설명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1년 농사를 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죠. 그게 연말 12월 중순경 마무리가 되는데, 그때까지는 현안에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에 이제 가부간 결정을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도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중입니다.
Q. 2014년, 2018년, 2022년 성동구청장 3연임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성동구청장 출마는 못하니, 어딘가로는 가야 하는 상황인데?
- 그렇다. 성동구민들은 계속 써보고 싶다고 요구하시고, 인근 주민들도 함께 쓰고 싶다는 얘기들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요즘 그 빈도가 굉장히 올라갔다. 이 요구가 무시 못 할 수준인 것 같아 고민을 해야 한다.
Q. 고향이 여수인데, 고향에서도 모셔가고 싶다는 요구가 있지 않느냐?
- 고향에서 보은도 훌륭한 기회겠지만, 제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곳이 더 우선적으로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최근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서울시장 진보·여권 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한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 한두 번 여론 조사로 현상이라 분석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다만 일관적인 흐름을 보면, 명망가나 중진 정치인보다는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행정가, 일 잘하는 행정가에 대한 요구가 일정 정도 있는 것 같다.
Q. 광역 단체장 선거에 나가려면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그 점에서 정치인들이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어떻게 돌파할 생각인가?
- 만약 출마하게 된다면 그런 부분들이 가장 먼저 보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진 민주당 정치인들이 강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강점을 유지하고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과 보완책이 나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지금 시점에서 정치인보다는 행정가를 선호할 것 같다고 보는 근거는 뭔가?
- 첫 번째는 이재명 대통령님에 대한 선호다. 국민들께서 기초 단체장 출신인 이 대통령이 행정가로서 성장해 국가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서울시장도 그런 행정가 출신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일정 정도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박원순 시장과 오세훈 시장 재임 기간 동안 행정을 안 해 보신 분들이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약간의 단점들이 있었고, 이에 대한 보완으로 기초부터 잘 닦은 일 잘하는 행정가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Q. 수도권 현역 중 유일하게 3연임 구청장이다. 그런데 구정 만족도가 94% 이상으로 나온다는데, 놀라운 숫자 아닌가. 비결은?
- 한국 리서치 등 신뢰받는 기관에서 조사했기 때문에 객관성은 좀 있을 것이다. 그걸 떠나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굉장한 신뢰를 느낄 수 있다. 주민 만족도의 비결은 ‘써 보니까 좋더라’는 효능감이다. 재임하는 기간 성동구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했고, 주민 만족도와 행복 지수도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좋은 판단을 이끈 것 같다.
Q. 효능감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문자 민원 답변이 있다. 48시간 안에 답변을 준다는데, 이것이 만족도로 이어진다고 보는지?
- 주민들이 대표적으로 만족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런 소통이다. 민원 해결 여부와 관계없이 친절하게 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선거 기간에 얘기했던 것을 임기 내내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가 문자 민원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통을 하고 있다.
Q. 그 문자 민원을 직접 다 보고 직접 답하는가?
- 당연히 본다. 문자 민원 전용 폰이 있고 개인 휴대폰이 있는데 두 개 다 공개돼 있다. 간단한 건 제가 바로 답하고, 복잡한 건 직원들하고 토론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답한다. 48시간 안에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Q. 그 많은 민원에 일일이 답변하려면 시테크를 해야할 것 같은데?
- 이 일이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구정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저의 일을 줄여주고 있다고 본다. 예로 주민들이 보도블록 파손이나 난간 파손 등 위험한 곳들을 찍어서 신고해 주는데, 저희들이 성동구 전역을 다 다니며 점검하는 것보다 바로 신고받고 나가서 해결하면 되니까, 전체 구정 업무로 보면 일을 줄여주는 것이다.
Q. 성동구에서 잘한 문자 민원 행정 등이 천만 서울시에서도 확장 가능할까?
- 가능하다고 본다. 성동구에서 잘한 일 하나 하면 다른 구로 퍼져 나가 25개 구 전체로 퍼져 나가는 것처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작은 단위에서 못 했는데, 큰 단위에 나가서 잘할 수는 없지만, 작은 단위에서 잘하면 큰 단위에 나가서 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행정은 범위의 문제가 아니고, 관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Q. 성동구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가 성수동을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만든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나?
- 처음부터 철저히 조연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연은 기업과 시민, 상인, 건물주 등이 만들어낸 것이고, 저는 그분들이 열심히 뛸 수 있게끔 법적, 예산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연의 역할을 한 것이다. 구청은 플랫폼이 되고자 했다. 붉은벽돌 지원, 도시 재생 사업,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사업 등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지금의 성수동을 만들었다.
Q. 다른 핫플레이스들 유행 기간이 있던데, 성수동은 이와 달리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위기에 대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자는 취지로 성수 타운 매니지먼트를 출범시켜 운영 중이다. 기업과 시민, 구청, 로컬 크리에이터 등이 모여 성수동을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Q. 정책 아이디어를 시민들한테서 얻는다고 했는데, 그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
- 우리나라 국민들과 시민들의 수준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이제는 해외에서 배워 오는 것보다는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자 민원 등을 통해 정책들을 엄청 발굴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를 꼭 만나서 해야 하냐, 화상으로 하면 안 되냐’는 문자 민원이 있었다. 지금까지 서울시 유권 해석은 '회의는 만나서 해야 한다'였는데, 제가 유권 해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서울시에 제안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이제는 화상 회의로 해도 된다는 답을 얻어 바로 시민에게 전달했다.
Q. 성동구청장을 12년 재임하는 동안 성과 중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 하나 꼽아보면?
- 첫 번째는 성수동을 낙후된 공장 지대에서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만든 것이고, 두 번째는 생활 밀착 행정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 버스 정류장(스마트 쉼터)과 스마트 횡단보도 같은 것이다.
Q. 스마트 버스 정류장 효과는 어땠나?
- 부스로 설치돼 있는데, 안에 들어가면 냉난방, 공기 정화, BIT 정보, 충전, 와이파이 등 다양한 기능이 갖춰져 있다. 설치 후 버스 이용도가 약 3% 상승한 게 통계로도 확인됐다. 이는 굉장히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고, 탄소 절감 효과도 있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Q. 스마트 횡단보도는 무엇이며, 안전 효과는?
-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위반하면 차량 번호가 전광판에 뜨게 하여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설치 이후 교통 사고가 60% 줄고, 중상 사고는 80% 줄어든 효과가 있어 국토부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Q. 최근 종묘 앞 개발 문제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들이 첨예하게 붙어있는데, 기존 안(71m)보다 높이를 두 배 이상 올린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개발 이익을 얻어 환경을 정비하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이미 2014년에 합의하에 진행된 일(71m 확정)인데 오세훈 시장이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진행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다. 당시 합의한 당사자들(국가 유산청, 서울시, 토지 등)이 있는데, 당사자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오세훈 시장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깬 것은 오 시장이 정쟁을 유발한 것이라고 본다.
Q.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원오 해법’은 뭔가?
-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돈을 대서 영향 평가단을 구성하고 유네스코, 국가 유산청, 서울시 등 이해 관계자들이 다 들어와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만약 이를 거부할 경우 유네스코에서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Q. 한강버스 안전 문제가 논란인데, 한강버스가 필요한가?
- 한강버스 자체가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으니 당장 없애는 것은 시민 부담이 크다. 다만 안전 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현재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 있으므로 일단 운행을 멈추고 안전을 완벽하게 확보한 다음에 관광용 등으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오세훈 시장이 이런 논란이 되는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배경은?
- 오세훈 시장 입장이 아니어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오 시장이 내세울만한 대표 브랜드나 랜드마크가 없어서 조급해진게 아닌가 짐작만 한다.
Q. 만약 서울시장이 된다면 어떤 서울을 만들고 생각인가?
- 시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단 시민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교통 문제에 대한 체계적 개편이 필요하다. 이명박 서울시장 때 교통 대개편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20년 동안 체계적 개편이 없었다. 그때 중앙전용차선, 버스-지하철 연계 환승이 가능하게 하는 등 획기적인 개편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개편이 없다보니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이 많아져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