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李대통령 '국내 투자' 당부…이재용 “5년간 450조 투자, 6만명씩 고용" 화답
[2025년 11월 17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서울 ‘내 집’ 마련에 월급 한 푼도 안 쓰고 13.9년 모아야 주담대 금리 2년 만에 다시 6%대 치솟아…은행 문턱 더 높아져
1. 현대차 5년간 125조∙LG 100조원 투자…한화 “조선∙방산에 18조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한미 관세협상 후속 대책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총수들은 향후 국내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한미 간 협상 과정을 돌아보며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으나,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일부 걱정되는 측면들이 있다.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은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삼성은 9월에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6만명씩을 국내에서 고용하겠다.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또 5년간 국내에 총 45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임시 경영위원회에서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원래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었으나 점점 투자 예상 비용이 늘고 있다"며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고용에 대해 "매년 8,000명 이상의 채용을 꾸준히 유지해 왔는데, (향후) 매년 1만4,000∼2만명의 고용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향후 5년간 연간 25조원씩, 즉 2030년까지 총 125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계획했던 것보다 증가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올해 7,200명이던 채용 규모를 내년 1만명으로 늘리는 한편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통한 수출량 확대도 약속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100조원의 국내투자가 계획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 중 60%를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기술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한미 간 협상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조선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의사를 밝혔다. 여승주 부회장은 "우선 미국 필리조선소에 7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 조선시장에 대한 투자는 국내 조선산업과 기자재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뜻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조선·방산 분야에만 향후 5년간 1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향후 5년간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하겠다”면서 “에너지 분야 및 인공지능(AI) 기계로봇 사업에 8조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현재 스타트업들과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1조원까지 규모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2. 임차 가구의 월 소득 16%가 임차료…자가 보유율 61.4%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가량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표본 6만1,000가구를 방문해 면담 조사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작년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중간값 기준으로 13.9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아서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내 집'을 가지려면 약 14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셈이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등의 순이었다. 권역별 PIR은 전년 대비 수도권(8.5배→8.7배)과 도(道) 지역(3.7배→4.0배)에서 증가했고, 광역시(6.3배)는 동일했다.
지난해 전국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임차 가구 RIR)은 중간값 기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전월세 세입자들은 월 소득의 15.8%를 임대료로 지출한 것이다. 지역별 임차 가구 PIR은 전년과 견줘 수도권은 20.3%에서 18.4%로, 광역시는 15.3%에서 15.2%로, 도는 13.0%에서 12.7%로 모두 하락했다.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자가 보유율은 지난해 전국이 61.4%로 전년(60.7%) 대비 올랐다. 도(68.6%→69.4%), 광역시(62.3%→63.5%), 수도권(55.1%→55.6%)에서 모두 상승했다.
가구주로 독립한 후 생애 첫 집을 장만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9년으로 전년(7.7년) 대비 2개월 늘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6.0㎡로 전년과 같았다. 지역별로 도(40.2㎡), 광역시(36.7㎡), 수도권(33.0㎡) 순으로 면적이 넓었다. 가구당 평균 주거 면적은 2023년 68.9㎡에서 지난해 68.1㎡로 소폭 감소했다.
3. 혼합형 금리 두 달 반 만에 0.5%p이상↑…"연말까지 오름세"
최근 시장 금리가 뛰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약 2년 만에 6%대에 올라섰다. 부동산 대출 규제로 가뜩이나 좁아진 은행 대출 문이 거의 닫히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30∼6.060% 수준이다. 4대 은행에서 6%대 혼합형 금리는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두 달 보름 전인 8월 말(연 3.460∼5.546%)과 비교해 상단이 0.514%포인트(p), 하단이 0.470%p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2.836%에서 3.399%로 0.563%p 뛰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770∼5.768%) 역시 같은 기간 상단이 0.263%p나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520∼4.990%에서 3.790∼5.250%로 상단이 0.260%p, 하단이 0.270%p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338%p 뛴 탓이다. 지표금리인 코픽스는 불과 0.01%p 높아졌지만, 부동산·가계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은행들이 인상 폭을 지표금리 이상으로 관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수 개월간 대출 금리가 뛴 것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이 계속 이어질지 의구심이 커지면서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12일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말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이 총재의 발언이 금리 인하 중단 또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집값·환율 불안까지 겹쳐 실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한 만큼, 시장 금리와 동반한 대출 금리 오름세와 가계대출 한도 축소 현상은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총부채원리금비율(DSR) 규제에 따라 산출식에 사용되는 금리 수준이 높을수록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커지고 그만큼 최대 대출 가능액은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를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상승 폭(0.09%p)만큼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상품들의 금리는 4.11∼5.51%로 오른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금리 상승분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속속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