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해룡, '말레이 마약 밀반입' 덮은 검사·세관 수사하겠다

“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 강력부 마약 수사 은폐 혐의 있어” “국기문란 넘어 국가 붕괴 초래 사건...발본색원하겠다"

2025-11-14     최기수 기자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이 결정된 백해룡 경정이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에 별도의 팀을 꾸려 '세관 마약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백해룡 경정이 14일 은폐·외압 의혹이 있는 검찰과 경찰, 세관, 전 대통령실 등을 전방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마약 밀수에 국가기관 및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 ▲ 위 사실을 인지한 검찰이 사건을 덮어 은폐하는 방법으로 마약게이트에 가담한 혐의 ▲ 대통령실(대통령 및 국가안보실), 경찰지휘부가 마약수사에 외압을 가하고 수사를 방해한 혐의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경정은 지난달 15일 합수단에 파견됐으나 경찰이 그 동안 킥스(형사사법정보시스템) 사용을 불허해 지금까지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으나 이날 부터 킥스 접근이 허용됐다. 또 14일까지인 파견 기간도 파견 종료 하루를 앞둔 전날(13일) 내년 1월 14일까지로 두 달 연장 됐다.  

백 경정은 향후 수사 방향과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인천지방검찰청 강력부, 인천공항 세관 등의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2023년 2월 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을 시도하다 신체에 4.07kg의 필로폰을 부착한 채 검거된 말레이시아 마약 운반책 우웨이화 사건과 관련해서다. 

백 경정은 “인천지검 강력부(김연실 부장, 최세윤 검사 등)는 당시 우웨이화의 공범 여러 명이 입국장을 빠져나갔고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반입 범죄에 가담했던 사실을 파악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은폐한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우웨이화와 함께 3명의 말레이시아 마약 운반책들이 몸에 마약을 두르고 입국했으나 우웨이화를 제외하고는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사건과 관련된 인천공항본부 세관 관계자들도 수사 대상이다. 백 경정은 “우웨이화 검거 당시 마약조사 2과 및 여행자 통관(검사대 근무자), 정보분석과, CCTV 상황실 근무자 등이 마약 밀수 범죄 가담 여부 및 부실 수사, 범인 도피 은닉,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 경정은 또 공항 내 안보기관(국정원)이 사건 당시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다. “뛰어난 분석 능력을 가진 전자통관시스템(APIS), 대테러 상황실, 공항세관 CCTV 등 최첨단 감시시스템이 뚫리고 엄청난 양의 마약 밀반입이 이뤄진 경위”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세청 내부 감찰 및 재발 방지 조치 여부에 대한 수사 계획도 밝혔다. 2023년 1월 23일부터 2월 27일 사이에 공항세관이 12차례 뚫린 사건에 대해 관세청 내부 감찰 조사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가 수사 대상이다. 

백 경정은 “검찰, 세관, 안보기관 등 사건 관련기관의 지휘 라인도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경정은 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2023년 1월 23일부터 2월 27일까지 12~13차례에 걸쳐 대량(최소 120kg)의 필로폰이 밀수입된 정황을 명백히 파악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덮은 혐의가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2023년 2월 27일 마약을 두르고 김해공을 통해 입국한 말레이시아 운반책 3명을 붙잡았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의 수첩에서 2023년 1~2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 운반책들의 인적사항과 밀반입 현황이 나왔지만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 경정팀은 이와 함께 수사 방해 및 외압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특수부(형사6부) 해체 경위 및 관련자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10월 10일 서울영등포경찰서 백해룡 수사팀의 세관 마약 사건 브리핑 당일 수사팀을 지원하던 남부지검 특수부를 해체하고 마약 사무를 형사 3부로 이전한 경위와 관련자(차장검사, 부장검사, 마약검사 2명 등)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백 경정은 “남부지검의 인사가 단행된 후 백해룡 수사팀의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백 경정은 포괄적 수사 방향으로 마약 밀수에 국가기관 및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혐의 전반과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대통령 및 국가안보실), 경찰 지휘부가 마약 수사에 외압을 가하고 수사 방해한 혐의 전반 등도 제시했다. 

백해룡 경정은 “수사를 통해 국가기관과 그 구성원인 공무원들의 범죄 혐의를 발본색원하여 국민 앞에 드러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