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필, 계엄 사전 인지했나…尹, 작년 7월에도 ‘군 동원’ 언급
尹 “한동훈 빨갱이…군 참여해야 되는 것 아니냐”
12·3 비상계엄 계획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온 강호필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계엄 당시 지상작전사령관)이 계엄 5개월 전부터 윤석열이 야권에 대한 비난과 함께 군 동원을 언급한 것을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뉴스버스가 확보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체포 동의요구서’에 따르면 윤석열은 지난해 7월 10일 미국 하와이 소재 한 호텔에서 해외 순방에 동행한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강 전 차장 등과 만났다.
윤석열은 이 자리에서 “한동훈은 빨갱이다”라는 말과 함께 당시 야당에 대해 비난하고 “군이 참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처장은 이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강 전 차장은 윤석열과 김 처장의 인식이 위험하다 판단, 7월 12일 귀국한 후 신원식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전화해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 조치를 해달라”, “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용현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했다.
이에 신 전 장관은 “이 자식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 아직도 후배들을 불러서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냐”며 “내가 조치할 테니 너는 전역할 생각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김 전 처장에게 전화로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체포 동의요구서에 적힌 이 같은 내용은 강 전 차장이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으로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초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에서 ‘ㅈㅌㅅㅂ(지작사, 특전사, 수방사, 방첩사)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고 적혔던 것으로 미뤄 나중에는 계엄에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 전 차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17일에도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김 전 처장, 여 전 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특검은 이들이 이 자리에서 시국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김 전 처장이 “이 4명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윤석열이 3월말~4월초순 쯤, 5월~6월쯤 삼청동 안가에서 식사 자리를 가지며 ‘시국 상황이 걱정된다’,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 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수차례 반복했던 점을 감안하면 6월 17일 대화에서도 윤석열이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국회에서도 올해 1월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강 전 차장을 불러 6월 식사자리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제 육군 대장 계급과 제 지상작전사령관 직책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저는 12·3 비상계엄 관련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지작사는 병력 출동이나 어떤 임무를 받은 바가 분명히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