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길거리 인사 중 성추행 피해

셰인바움 "우리나라 여성들이 겪는 일…모두를 위해 고소"

2025-11-06     이인형 기자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번화가에서 길거리 인사 중 한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 (사진=트위터 캡처)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번화가에서 시민들과 길거리 인사를 하던 중에 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피해를 봤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4일) 대통령궁에서 교육부 청사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 완전히 취한 상태였음을 감지했다"면서 "그는 (제게) 범죄를 저질렀고, 모두를 위해 해당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날 오후 수행원과 함께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이동하며 시민과 인사를 나누던 중에 성추행을 당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사건 발생 당시에 녹화된 동영상이 공유됐는데,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에서 접근해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댄 뒤 뒤에서 껴안 듯 대통령 상체 부위를 손으로 만지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셰인바움 대통령 곁에 있던 건장한 관계자가 급히 남성을 밀어냈지만 이 남성은 다시 셰인바움 대통령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관계자가 남성을 제지하는 와중에도 미소를 유지한 채 다소 놀란 자세로 남성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도 확인된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주변에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는 음성도 들린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것은 멕시코 여성으로서 겪은 일이며, 저는 대통령 당선 전 학생이었을 때에도 이런 일을 경험했다"면서 "제가 고소하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 여성이 어떤 처지에 놓이겠는가?"라고 말했다.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추행 피의자는 이미 체포됐으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 경호 체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으로 더 강경한 방식의 치안 정책 채택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