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진 개인전, ‘HUE-FOLD’
17일까지 서울 충무로갤러리에서
2025-10-05 심정택 미술칼럼니스트
장희진(48) 작가의 정체성이 깃든 요철 캔버스(modeling made canvas)에 그려진 자연 담은 무늬와 색은 경쾌하면서도 깊은 무게감을 보여준다.
요철 캔버스는, 곡선자를 이용해 일정 간격으로 라인을 그리고 라인 사이에 테이프를 붙인 후 나이프로 모델링 페이스트를 펴 발라 올리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테이프를 제거하면서 올려져 있던 모델링 페이스트가 떨어져 나가며 남은 부분은 양각, 떼어진 부분은 음각이 된 웨이브 갖춘 요철 캔버스를 사포질과 다듬기, 칠을 해 부피감 있는 자체로 작품이 되는 캔버스가 만들어진다.
색면에 부분적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구상 이미지는 나무 혹은 숲의 형태 사이 빈 공간 혹은 허공에 채색을 가해 드러내는 역(逆)페인팅 기법의 산물이다.
작가가 그리는 것은 작업실 공간에서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붓 끝에 매달리지 않는 빛의 방향과 강도(强度)는 색을 끊임없이 다르게 드러낸다. 작가는 카메라 셔터가 열렸다 닫히듯 ‘빛의 우물(井)’과도 같은 어떠한 것을 잡아낸다.
작업 모티브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색을 만들며(調色) 붓질로 바르는 강약과 방식을 매번 달리한다. 작업은 색의 이면(裏面)에 대한 사유를 통해 색채로 나타나는 과정 전체이다.
작품들은 전시 제목 <HUE-FOLD>에서 보여지듯 색채(Hue)가 겹치고 접히면서(Fold) 만들어내는 깊이와 흐름을 담아내었다.
장희진 작가의 개인전 <HUE-FOLD>는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로갤러리에서 17일(3~9일 휴무)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