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토·현기증 이유 내란 재판 불출석 尹, 변호인은 줄줄이 접견

내란 재판 12회째 현기증·구토 호소하며 불출석 배의철 변호사·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등 만나 김 전 부위원장 ‘계엄 선포 사과 거부’ 논란 인물

2025-09-29     박주환 기자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이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기증·구토 증세 등 건강상 이유로 29일 내란 재판에 불출석한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이 이날 줄줄이 변호인 등을 접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울구치소에 의뢰인 접견을 갔던 변호사들에 따르면 윤석열은 이날 오후 2~3시쯤 변호인을 잇달아 접견했다. 먼저 윤석열 변호인단에 소속된 배의철 변호사가 접견하고 나온 뒤 곧바로 이어서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윤석열을 만났다. 판사 출신인 김 전 부위원장이 윤석열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김 전 부위원장도 이날 윤석열 접견 대열에 포함됐다. 

이날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공판이 진행된 날이다. 

윤석열은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26일 재판 출석 후 현기증과 구토 증세가 이어져 재판 출석 등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공판에 불출석했다. 윤석열의 내란 재판 불출석은 지금까지 12번째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내란 재판에 나오지 않은 윤석열이 의료인이 아닌 변호인을 줄줄이 접견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기소된 직권남용 혐의 등의 재판부에 신청한 보석 심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은 내란 재판에는 11회나 불출석하다가 지난 26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첫 공판기일과 보석 심문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윤석열은 혼자 20여분 가까이 발언을 쏟아내며 자신의 보석이 필요한 이유를 읍소했다. 

그는 “구속이 되고 나서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브'(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주 4∼5회 재판해야 하고 주말에 특검에서도 오라고 하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 응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보석을 인용해주시면 아침과 밤에 운동도 조금씩 하고, 당뇨식도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 불구속 상태에서는 협조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이날 윤석열 접견을 간 김 전 부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2022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2024년 7월에 방통위 부위원장에 올랐다. 이후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가 진행될 때 직무대행을 맡았고 대선 직전인 올해 5월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김 전 부위원장은 20대 대선 기간엔 윤석열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선 ‘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고, ‘국무회의 배석자로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사과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