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 급락 10거래일 만에 3,400선 내줘…코스닥도 2.03%↓
트럼프 '3,500억달러 선불' 으름장에…환율 1,410원대로 껑충
코스피가 2% 넘게 내리며 10거래일 만에 3,4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11거래일 만에 840선 아래로 밀렸다. 한미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협박성 발언에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원화 약세)하며 주가 낙폭을 키웠다.
26일 국내 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종가 기준 3,400선을 밑돈 것은 12일(3,395.54)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지수는 한때 3,365.73까지 떨어졌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총 1조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코스피 종목 중 779개 주가가 하락했고, 121개 종목만 올랐다. 코스닥 종목도 1,418개 주가가 내려 상승 종목(239개)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원80전 오른 1,412원40전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5월 15일(장 중 고가 1,412.1원)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8월부터 1,380∼1,400원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24일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을 뚫은 데 이어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한 데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이 크다. 미 상무부가 25일(현지시간) 내놓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한미 통상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원화 가치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뒤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낙폭을 확대했고 원∙달러 환율도 탄핵사태 이후 처음으로 1,410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