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리터러시㊱] AI에게 먼저 질문을 부탁하라
[AI소통 실전팁 3] 좋은 답을 원한다면, AI에게 먼저 물어보게 하라
AI가 나에게 질문하게 하라.
AI와 대화를 하다보면 원하는 답이 바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정보를 더 주어야 할 것 같아 계속 입력하게 되지만, 때로는 내가 설명을 늘어놓기보다, AI에게 먼저 필요한 질문을 던지도록 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험 많은 전문가와 상담할 때를 떠올려 보자. 컨설턴트든, 의사든, 노련한 코치든 우리가 문제를 늘어놓은 뒤 답을 기다릴 때, 빨리 답하기 보다 이렇게 묻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잠깐, 몇 가지 질문을 먼저 드려도 될까요?”
그 질문은 우리가 미처 말하지 못한 부문을 드러내게 해, 더 정확한 진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스스로도 질문을 받다보면 의외로 생각하지 못한 부문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AI에게도 더 좋은 답변을 가져올 수 있게 질문을 시켜보자. “답변하기 전에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필요한 질문을 먼저 해줘”라고 지시하는 순간, AI는 나와 함께 사고를 확장하는 협력자가 된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다. 회사 회의에서 팀장이 “혹시 이해 안 되거나 빠진 부분 있으면 꼭 질문해 달라”고 열어두면, 구성원들이 놓친 점을 확인하며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질문을 유도하는 그 한마디가 프로젝트 성패를 가르는 아이디어를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교 수업에서 선생님이 “모르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꼭 물어라”고 강조하는 것은, 학생이 제대로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교육심리 연구에 따르면 질문의 기회를 받은 학생은 수업 내용을 두 배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의사와 환자의 상담에서 의사가 “다른 불편한 증상은 없으세요? 생활 습관 중 말씀 못 하신 부분 있나요?”라고 되묻는 순간, 진단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작은 질문이 환자가 놓친 단서를 드러내는 것이다. AI와의 협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내가 원하는 답을 찾고 싶다면, 단방향 지시에서 멈추지 말고 질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바꿔야 한다.
결국, 질문을 유도하라는 말은 곧 관계를 협업형으로 전환하는 장치다. 교사와 학생, 리더와 팀원, 의사와 환자, 가족과의 대화가 그렇듯이, AI와의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으로 답을 요구하는 것보다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열어두면 훨씬 깊이 있는 해답이 도출된다. 서로 묻고 답하며 이해도를 높여가는 과정 속에 더 좋은 해답을 발굴해 낼 수 있다.
AI에게 질문을 시키는 구체적 방법
전략 기획은 한다면 : “전략을 세우기 전에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부터 해줘. 내부 역량, 시장 환경, 제약 조건 등을 빠짐없이 짚을 수 있도록.”
문제 해결책은 찾는다면 :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질문을 먼저 해줘. 5Why 기법처럼 근본 원인까지 갈 수 있도록 계속 ‘왜(Why)?’를 물어봐.”
프로젝트 기획을 한다면 : “계획을 세우기 전에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질문해줘. 목표, 자원, 이해관계자, 제약 조건을 모두 포함해서.”
이처럼 상황별로 AI가 먼저 질문하도록 만들면,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이는 단순히 답변을 ‘받는’ 관계가 아니라, 정보를 주고받으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왜 질문 유도가 중요한가
많은 사람들이 AI에게 한 번에 ‘정답’을 기대한다. 간단한 검색이나 요약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전략을 세우거나 리더십 문제를 다룰 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좋은 답은 단방향으로 나오지 않는다. 계속 묻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만 다듬어지고 구체화한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인공지능의 성격을 MBTI로 돌려보면 대부분 “P형(반응형)”으로 나온다. 즉, 질문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이 특성을 활용해야 한다. AI는 반응하며 성장하는 도구이자, 질문을 통해 함께 사고하는 파트너다. 서로 묻고 답하며 이해도를 높여가는 과정 속에 더 좋은 해답을 발굴해 낼 수 있다. AI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게 하는 순간, 대화는 협업으로 바뀐다. 내가 놓친 부분을 짚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더 좋은 길로 안내하는 동료가 된다.
김희연은 기업전략 컨설턴트다. 씨티은행에서 출발, 현대·굿모닝·신한·노무라 증권의 IT애널리스트를 거쳐 2009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증권·IT·제조 분야를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올라 전략·마케팅·신사업 발굴·IR을 총괄했다. 퇴임 후엔 AI를 통해 현자 및 석학들과 대화하며 전략·리더십 해법을 탐색하는 <AI스토밍(AI-Storming) 방식> 을 창안했고, 관련 저작권도 갖고 있다. 현재는 이 독창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기업과 기관에 <전략 컨설팅> 및 <AI활용 교육> 등을 하고 있다. ‘AI 시대 공감이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쓴 <공감지능시대>라는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