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시설 확보 지시' 박성재,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소환

검사 합수부 파견·구금시설 마련·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의혹

2025-09-24     이진동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4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조치에 협조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내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 측은 박 전 장관에 이날 오전 10시에 1층 출입문을 통해 들어오도록 안내했으나, 박 전 장관은 10여분쯤 이르게 지하2층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이용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포토라인을 피해 몰래 출석한 것은 아닌지 경위를 조사했으나, 박 전 장관이 지하2층에 주차를 한 뒤 주차장에 대기하던 기자가 출입문을 열어줘 서울고검 청사 안으로 들어오게 돼 취재진 고의 회피는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취재진  일부가 지하 주차장 출입구에서 ‘비상계엄 당시 합수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했느냐’ ‘교정본부를 통해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을 했으나 박 전 장관은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박 전 장관 자택과 법무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내란 중요임무종사’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불법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계엄사 합수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하고, 법무부 교정본부장에겐 수용 공간 확보 그리고 출입국본부장에겐 ‘출국금지팀’ 대기를 각각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17일과 19일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이도곤 거창구치소장을 각각 불러서 박 전 장관의 수용공간 확보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또 22일에는 계엄 관련 법무부 실·국장 회의 참석을 거부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을, 23일에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각각 조사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지난 21일 소환, 박 전 장관으로부터 합수부 검사 파견을 지시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전 총장과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3차례 전화 통화를 했는데,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검사 합수부 파견 등의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이 가장 먼저 부른 국무위원 가운데 한 명이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전 박 전 장관이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서 비상계엄 상황에서 조치 사항을 미리 전달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