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정 개인전 ‘숨결, BREATH’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소포라에서 10월 22일까지
문혜정(71) 작가는 2007년 한국과 독일의 가톨릭 수도원 피정을 다니며 주변 전원 풍경을 마음 속에 담고 사진으로 찍었다. 수도원 초입에 드러난 맨땅과 길섶, 신록의 열린 숲길과 낮은 산등성이 등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2007년 ‘그 길을 따라 1’, 2010년 ‘그 길을 따라 2’, 2018년 ‘그 길을 따라 3’ 전시로 이어져 왔다.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소포라 개인전 <숨결>에 나온 작품 ‘숲길, 2025’는 앞 선 전시들의 맥을 잇는다. 숲의 풍경은, ‘식물적 소재에도 동물적 꿈틀거림으로 가득’(미술평론가 이선영)하다.
전시 <숨결>은 30여년 전 작가의 독일 (유학)시절 작품들 중 미발표 작품들을 재조명한다. 문혜정은 1991년 슈트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해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주 국회 전시(청년작가 공모 당선), 독일 KODAK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1992년 주정부 예술기금을 받았다.
1994년과 1995년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 예술재단과 슈투트가르트 시, 프리드리히스하펜 미술협회가 각각 주관한 쿤스트하우스 샬러(Kunsthaus Schaller)에서 전시를 이어 나갔다. 문혜정은 이후에는 한국과 독일을 잇는 전시 기획자로도 활동하였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으리라.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2000>의 OST 냇 킹 콜(Nat King Cole)의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Quizas, Quizas, Quizas’는 영화 중간중간 흐른다. 작가에게 완성이란 없다. 작가가 사랑한 그 시간과의 해후를 엿볼 수 있다.
또 웬지 밥딜런의 명곡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운율이 들려오는 듯도 하다. 막다른 곳에 이른 이에게 그림은 종교적 영성에 이르는 통로가 된다. 관객은 그림을 통해 음악을 좇아 듣게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전시장을 나설 지도 모른다.
문혜정 개인전 <숨결>은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소포라에서 10월 22일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