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병보석 전략?…특검 출석 후 또 ‘진술거부’
구속 후 두 번째 소환 출석…답변은 거부 “수사 협조 강조하며 병보석 전략인 듯” 건강 악화 호소…20일 재출석은 검토 중 김씨 측 "특검 출석 보석 염두에 둔 것 아냐"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환조사에 출석한 김건희씨가 이번에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부분의 의혹에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향후 건강상태 악화를 이유로 한 병보석을 신청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김건희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43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조사는 오후 4시 2분쯤 종료됐으며 김씨는 조서 열람 후 오후 4시 37분 귀가했다.
김씨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알선수재 혐의(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3가지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 남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됐지만 구속 후 두 번째 소환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팀은 오전에는 주로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을,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집중 추궁했지만 김씨는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일부는 기억이 나지 않거나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씨는 지난 14일 소환조사에서도 다수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굳이 특검의 소환에 출석하는 이유를 두고 향후 보석 신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 문제를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동시에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김씨가 향후 재판에 대비해 직접 소환 조사에 참석해 관련자들의 진술과 특검의 물증 확보 수준을 가늠해보려는 의도가 깔렸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서정빈 법무법인 소울 변호사는 “추후 보석을 신청하고 건강 상태를 언급하면서 수사에는 협조를 해왔고, 앞으로도 수사나 재판에 협조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 섣불리 진술을 하는 것은 남은 수사나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출석은 하되 진술은 하지 않는 모양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 같은 경우는 관련자들이 어떤 진술을 했는지, 물증은 어느 정도까지 확보됐는지 상당히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출석을 통해 질문 내용을 듣고 (수사 진행상황을) 가늠해보려는 의도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보석을 염두에 두고 특검 조사에 응하고 있다는 해석은 야권에서도 나온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김씨가 진술해서 도움이 될 일이 없다고 판단하는 같다”며 “나중에 보석을 생각하고, 성실히 수사에 나가 명분을 쌓는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씨 측 변호인단은 “구속이 된 상황에서 변론 방향을 미리 말씀드리는 건 어렵다”면서도 “보석을 염두에 두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도 김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오는 20일 오전 10시 재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김씨측 변호인단은 김씨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출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씨측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혈압이 너무 낮은 상황이다. 20일 출석은 상의를 해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건진 전성배씨도 이날 함께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