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도피 ‘김건희 집사’ 김예성 인천공항서 체포

여권 만료 하루 앞두고 베트남서 귀국 대기업 IMS모빌리티 184억 투자와 김건희 연관성 수사

2025-08-12     박주환 기자
김건희씨 일가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체포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일가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해외로 도주한 지 4개월여 만에 체포됐다. 김건희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2일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씨의 신병을 인천국제공항에서 확보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베트남 호치민에서 출발해 오후 5시 10분쯤 한국에 입국한 김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후 4시 25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40분가량 연착했다. 

특검은 김씨가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121번 게이트로 귀국하자마자 손에 수갑을 채우고 검은색 천을 덮었으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로 압송했다. 김씨가 들고 온 가방에 대해서도 즉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특검 조사를 마친 후에는 서울남대문경찰서에 유치될 예정이다.  

김씨는 입국 직후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만 대답했다. “왜 김건희씨 영장심사에 맞춰 귀국했느냐”, “회사에서 횡령한 금액이 얼마인가”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씨는 그동안 아내의 출국금지를 해제해 베트남의 두 자녀를 돌볼 수 있게 해주면 조사를 받겠다며 귀국을 미뤄왔다. 하지만 특검은 이를 거부했고 김씨는 결국 여권 만료를 하루 앞두고 귀국했다. 

김씨는 이른바 ‘집사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그가 설립에 참여하고 대주주로 있던 자동차 렌터카 회사 IMS모빌리티에 지난 2023년 6월 대기업들이 184억원을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김건희씨를 배경으로 한 청탁성 투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IMS모빌리티는 2023년 1월 기준 자산 556억원, 부채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이었지만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등으로부터 각각 10~50억원씩 투자를 받았다. 투자 이후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등 각 기업들이 고심하고 있던 사법리스크가 해소됐다는 공통점은 이 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투자금 184억원 중 일부가 김건희씨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도 핵심 수사 대상이다. IMS모빌리티는 투자금 중 46억원을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갖고 있던 자사의 구주 매입에 사용했다. 이노베스트코리아는 김씨의 아내 정모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된 사실상 김씨의 차명회사였다. 특검은 김씨가 이 회사를 통해 확보한 46억원 가운데 일부 자금이 김건희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씨는 김건희씨 일가의 재정 문제나 불법행위에 깊이 관여한 전례가 있다. 그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및 행사 사건에 직접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재판 과정에서 김건희씨를 ‘멘토’로 생각한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씨는 귀국 전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김건희 집사’가 아니며 잔고증명서 위조 재판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46억원에 대해서도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에게 대부분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김씨는 귀국 전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건희씨와) 누나 동생으로 친분이 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2021년 재판 뒤엔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 (윤석열이)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복귀한 뒤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KBS와의 인터뷰에선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들이 무작정 수사를 받아 가슴이 아프다”며 “(46억원 중) 11억원은 제가 수령했고 24억3000만원은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에게 빌려줬다. 나중에는 제가 받은 11억원도 조 대표에게 빌려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