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기창 개인전 ‘뢴트겐의 정원 25’

서울 종로구 삼청동 오매갤러리에서 16일까지

2025-08-02     심정택 시민기자

한기창 작가(59, 추계예술대 교수)의 ‘뢴트겐의 정원’ 시리즈가 2002년 처음 선보이자 ‘한국화를 연상케 하는 X-선 사진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난초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손가락, 척추, 바스러진 뼈의 사진들이었다.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Wilhelm Conrad Röntgen, 1845 ~1923)은 1895년, X선 또는 '뢴트겐선'이라 불리는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를 발견하였고,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의료용 봉합재료인 ‘스킨 스테이플’이라는 스테인리스 재료를 드로잉처럼 박아 넣은 작업들은 2010년 전시 ‘혼성의 풍경’ 시리즈로 이어진다.

뢴트겐의 정원, 캔버스 한지 위에 자개 채색, 130x160cm, 2025

30여년 전 자신의 교통 사고에서 시작된 ‘삶과 죽음’의 화두를 보편적이고 공감가는 주제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화에서 화조화(花鳥畵) 혹은 산수화에 X-선 사진을 적용한 작업들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개를 활용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뢴트겐의 정원, 캔버스 한지 위에 자개 채색, 120x94cm, 2025

갤러리 지하 1층 전시장에 라이트박스를 활용한 작품도 눈길을 잡는다. 20여년 전 라이트 박스에 비친 X-레이 검은색 필름에서 나타나는 명암의 단계적 변화가 먹의 농담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게 모티브가 됐다. 지하 공간은 작품과 어우러지며 ‘사유의 장’으로 펼쳐진다.

한기창 개인전 <뢴트겐의 정원 25>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오매갤러리에서 16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