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대항 50년 투쟁 기념, ‘민주공화국 영상공모전’ 성료

2025-06-20     박주환 기자
(사진=사단법인 긴급조치사람들)

사단법인 긴급조치사람들이 개최한 ‘민주공화국 영상공모전’의 수상작이 19일 발표됐다. 

(사)긴급조치사람들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12편의 본상 수상작을 선정했다. 

앞서 (사)긴급조치사람들은 올해 3월 4일 응모 요강을 공지하고 지난달 24일 작품 접수를 마감했다. 모두 55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참여자는 201명이다. 

심사위원회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임종민 감독의 ‘어느 겁쟁이의 고백’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어 김소현 감독의 ‘집회 코어룩 - 이번 시즌 유행: 탄핵 배색 목도리 뜨개 Vlog’을 최우수상으로 뽑았다. 

우수상에는 김예찬 감독의 ‘계엄이 성공했다면? (Had martial law succeeded?) 등 4편, 청소년상에는 홍예나 감독의 ’지금 우리 급식은‘ 등 5편이 선정됐다. 

이밖에 이승훈 감독이 ‘그땐 젊었지’로 특별상을 받았으며 강선미 감독의 ‘민청련 첫 번째 공개사무실 - 파고다빌딩 504호를 지킨 사람들’ 등 8편이 기획지원을 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수여되며 최우수상은 200만원, 우수상은 100만원, 특별상‧청소년상‧기획지원 작품은 각각 50만원을 부상으로 받는다. 

이번 ‘민주공화국 영상공모전’은 12‧3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정치적 위기 속에서 진행돼,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과 참여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최측은 참여자 201명 중 10대와 20대가 135명(약 3분의 2)에 이르는 등 ‘빛이 혁명’ 세대가 적극적 참여했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희망울 밝혔다고 전했다.

‘민주공화국 영상공모전’ 수상작 (표=사단법인 긴급조치사람들)

대상을 받은 ‘어느 겁쟁이의 고백’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유연식 감독은 어릴 적 실제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스무 살 적, 배낭 하나 메고 전국을 떠돌다가,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우연히 두 노인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며 “고향을 묻는 그들의 질문에 내가 전라도 광주라고 답하자 그들은 갑자기 1980년 5월 광주 이야기를 꺼내며 ‘폭동’이라고 했다. 그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 사건을 폭동으로 치부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후, 그때 겪었던 그 충격은 오랫동안 내 가슴에 트라우마로 남아 끈질기게 나를 괴롭혔다”고 작품의 창작 동기를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회선 감독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한 형식으로 17분이 넘는 분량을 충실하게 채웠다. 영상 이미지는 흥미를 북돋고 내적 고백을 담은 해설이 진솔하여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늘어지지 않고 촘촘하게 진행되는 리듬감, 특히 자동차가 길을 따라 뒤로 진행하는 영상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진실함이 담백하게 전달돼 좋았다”고 평했다. 

심사위원회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많은 수의 작품이 들어와 ‘빛의 혁명’ 세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작품 수준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주목받을 만한 수작들이 많아 수상작을 가려내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수상하지 못한 분들께 미안할 따름“이라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영상공모전은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이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선포한 긴급조치 9호 발령 50주년을 맞아, 세대를 넘어 민주주의 수호 투쟁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고 민주공화국으로서 한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주최 측은 장르와 형식 및 참여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영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제공했다.

주최 측은 “이번 공모전에 청소년 미디어 작가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내란 세력들의 준동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미래를 비추는 희망의 빛이 있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그들의 활발한 미디어 활동을 위해 사회가 나서서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최 측은 수상작 발표가 끝난 후 참가자 모두에게 기념품을 발송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상작과 초대작들은 민주공화국영상공모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