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분팁] 탈모인은 왜 다른 부위에는 털이 많을까?

2025-06-09     최기수 시민기자

탈모가 진행되면서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지고 빠지는데, 다른 부위의 털은 오히려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변환돼  생기는 물질로,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호르몬은 두피나 가슴, 복부 등 신체 부위에 따라 정반대의 효과를 나타낸다.

먼저 두피 모낭에는 위축 작용을 일으켜 머리카락을 가늘고 약하게 만들고, 결국 탈모를 유발한다. 반면 수염이나 가슴, 복부, 팔다리 등 체모 부위의 모낭에는 오히려 자극을 줘 털을 더 굵고 진하게 만든다.

모모의원 부산점 고상진 원장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탈모에도 불구하고 수염이나 몸털이 굵고 많은 이유는 DHT의 이중적인 작용 때문”이라며 “이 호르몬은 머리카락에는 탈락을 유도하지만, 눈썹 아래 부위의 털에는 굵기를 증가시키는 특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모모의원 부산점 고상진 원장

이러한 DHT의 이중적인 작용은 '남성호르몬 역설'(Androgen Paradox)이라고도 불린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도 환관 중에 대머리가 없다는 점에서 이 현상을 처음 관찰했을 정도로 오래된 인체의 신비다. 결국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해서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영향력이 더 강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보여준다.

탈모와 체모는 모두 같은 ‘모발’이지만, 각기 다른 성장주기와 호르몬 민감도,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만약 여름철 탈모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설정해 두피치료나 모발이식 등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