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정치 스릴러 ‘신명’ 개봉…윤석열 부부의 해괴한 주술 의혹 다뤄
영화 ‘신명’은 열린공감TV가 윤석열과 배우자 김건희를 모티브로 만든 오컬트 정치 스릴러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전날인 2일 개봉했다. 급박한 일정에다 제작비가 17억원에 불과하다 보니 작품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개봉관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팬들의 열렬한 호응 덕분에 수십 개 메이저 영화관에서 예매가 시작됐고, 지난달 31일에는 출연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하는 시사회도 열렸다. 더욱이 헐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공식 예매사이트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작 대표인 정천수 피디는 2022년 윤석열 정권의 탄생에서 시작해 이른바 ‘쥴리 보도’등 윤석열과 김건희를 둘러싼 숱한 의혹을 취재해 ‘신명’을 만들었다. 이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의 사이비 종교’와 ‘무속’을 다루면서, 주술과 무속이 무도하게 최고 권력을 움직이는 현실을 묘사했다. 실제 윤석열 정권 3년 동안 천공, 건진법사(전성배), 아기보살(노상원), 지리산도사(명태균) 등 해괴한 인물들이 국정 농단을 자행해왔다.
영화는 작년 12월 3일 계엄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부부와 무속인들이 얽힌 기괴한 내면을 사실적 의혹과 가상적 허구를 조합해 보여주지만, 느낌은 현실 그 자체였다. 다만, 그것이 사실적 묘사에만 그쳤다면 다큐였겠지만, 사실에 근거한 풍자와 비판이 가미됐다는 면에서 한편의 영화로 다가왔다.
2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충격적인 화면들이 이어졌고 연기자들의 내공도 돋보였다. 특히 혼신의 힘을 쏟아부은 주연 김규리의 무속 관련 기이한 행위 연기는 압권이었다. 짧은 제작 기간이라는 한계와 이에 따른 작품의 불완전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이럴 수가!’라는 감정을 불러오는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시간과 금전에 대한 보상을 하고 있었다.
‘고급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하는 관객도 없지는 않겠지만, 한 때 ‘화려한 휴가’라는 광주 학살의 현장을 영화화했던 기획시대 전 대표로서 ‘대단히 가치 있는 영화’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누구나 한 번은 꼭 봐야 할 오늘의 시대극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