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尹옹호 마이웨이'…"尹 출당시키는 건 도리 아냐"
김문수 "尹 탈당 여부는 본인의 뜻" 이준석 "尹 출당시키고, 김 후보도 후보 사퇴가 마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을 마친 뒤 기자들이 당 내부에서 나오는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뜻"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전날(12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계엄과 탄핵 등을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했는데, 김 후보가 선을 그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목요일에 비대위원장에 정식 임명이 되고 조금 더 지켜봐 주시면 그 부분(윤 전 대통령 탈당·제명 등)을 김 후보가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김 후보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있다고 판단해서 탈당하라고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나 어떤 분들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다, 탈당을 원한다'고 하면 마치 우리는 괜찮은 것처럼 하는 모양이 될 수 있는데, 우리 당이 다시, 민주주의의 원칙을 굳건히 확인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자진 탈당 안 하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도 검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로선 그런 건 생각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계엄이라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 중 하나"라며 "그 방법이 옳았느냐 하는 부분은 많은 논란이 있지만, 저는 그런 방식으로 부족했던 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윤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데 대해서도 (사과나) 진전된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제와 민생이 어렵다는 것을 시장에 가보면 많이 느낄 수 있다"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계엄, 탄핵의 파도를 넘어서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라고만 답변했다.
김 후보는 전날 채널에이(A)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선대위는 “계엄보다는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국민께 사과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했다. 계엄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윤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키고, 본인은 '반탄'(탄핵 반대) 세력에 힘입어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계엄 반대, 탄핵 찬성의 기치를 내세울 것이라면 국민의힘 경선에서 본인 행보가 사기에 가까웠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면 당연히 후보직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본인의 뜻에 달려있다'고 한 데 대해선 "그것이 김 후보가 가진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양 머리 세겹을 쓴 후보다. 이런 상태로 김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불법 계엄 방관과 탄핵 반대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이 절연하고, 자유통일당 등 극단주의자들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