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권영세 의총서 '단일화' 정면 충돌…난장판 생중계

김문수, 쌍권 면전에 "민주주의 질서 파괴 반민주적 행위" 권영세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

2025-05-09     이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대선 후보 선출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지만 당 지도부와 공개 충돌로 결과는 20분만의 파국이었다. 

김 후보가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면전에 대고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하면서 쑥대밭이 됐다. 

이어 연단에 오른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발언을 마친 권 비대위원장은 단상에서 내려온 뒤 굳은 표정으로 의총장을 떠났다.

이에 김 후보도 의총장을 가로질러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이 김 후보의 고성을 지르며 퇴장을 만류하거나 가로막았으나 김 후보는 머뭇거림 없이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몇몇 의원들은 의총장 밖까지 따라가며 "가면 안 된다"고 김 후보를 만류했지만, 김 후보는 그대로 국회를 나갔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기립박수를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충돌한 뒤 도중에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작은 박수소리가 나며 화기애애했다.권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김 후보를 웃으며 맞이했다.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고,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권 원내대표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오신 분", "청렴결백의 아이콘"이라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단일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제가 후보에게 다소 과격한 발언을 내놓은 바가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김 후보를 향해 “알량한 대통령 후보”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사과였다.

권 원내대표가 "단일화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기를 바란다"며 발언을 맺은 뒤 김 후보가 연단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 후보는 의원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며 팔로 '하트'를 만들었고, 또다시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런데 김 후보가 당의 단일화 추진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를 겨냥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자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가 의총장을 떠나는 김 후보를 따라나서면서 “인사는 하고 가시라”고 했지만 김 후보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김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떠났다.

이런 상황은 방송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부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