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검찰 조사 받은 뒤 강남서 윤상현과 한밤 술자리

명태균, 같은 음식점서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도 마주쳐

2025-05-01     이진동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30일 윤석열 부부와 구(舊)여권 정치인 다수가 연루된 공천 개입·여론조사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명태균 게이트’의 당사자 명태균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인 30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수사 대상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강남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명씨는 이 식당을 나오면서 지난 1월 윤석열 체포 과정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도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전날(4월 30일) 밤 10시51분쯤 서울고검 청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윤 의원을 만났다. 술자리에는 명씨의 변호를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 등 명씨 지인 2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자정을 넘겨 이날 0시40분쯤까지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윤 의원이 불러 같은 음식점에서 술을 마셨다. 

윤 의원은 술자리에서 명씨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불쌍하다”는 취지로 하소연했다고 한다. 명씨가 조사를 받은 이날은 ‘건진법사 의혹’ 사건으로 서울남부지검이 윤석열·김건희씨 자택과 김씨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김씨의 수행비서 집 등을 압수수색 한 날이다. 

윤 의원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로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9일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뭐, 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하여튼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를 할 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주라고 얘기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차장은 윤석열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최근 직원들의 연판장에 백기를 들고 사의를 표명한 뒤 대기발령 상태에 있다. 

김 차장은 술자리에서 윤 의원에게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명씨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원망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명씨는 서울에서 지난 29~30일 연이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명씨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로 통화한 시점과 통화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관련 내용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오 시장과 명씨가 처음 만나게 된 계기와 만남의 장소도 진술했다.

이 술자리와 관련해 명씨는 경향신문 기자에게 “윤핵관(윤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윤 의원을 만난 것”이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검찰에도 (만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윤핵관으로서 혜택을 봤다기보단 박근혜 전 대통령 곁에 있어서 많은 견제를 받아 피해를 본 사람”이라면서 “노력이나 이런 것(성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도 말했다. 김 차장은 “윤 의원을 만난 건 맞지만 명씨를 알지도 못하고 술자리에 동석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