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징 '빨강'을 재해석한 고영미 개인전 '빨강의 기억'
'빨강의 기억' 한전아트센터 한전갤러리서 30일~5월 10일
고영미 작가는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효령로에 자리한 한전아트센터 한전갤러리에서 개인전 <빨강의 기억>을 갖는다. 전쟁과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실존을 상징하는 색 ‘빨강’을 주제로 한 신작들을 공개한다.
기존의 전쟁을 동화적인 풍경으로 은유해온 작업 세계를 확장한 「빨강의 기억」 전시에선 전쟁과 핵 등 동시대 위기 상황을 배경으로 예술가로서 느끼는 실존적 불안과 긴장을 시각화 했다.
4년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보도 사진에서 접한 여행용 캐리어를 끄는 피난민 모습과 거리에 나뒹구는 시신들, 죽은 여성의 몸에 새겨진 표식과 같은 전쟁에 따른 인간성 상실을 온 몸으로 느끼며 예술적 형상으로 재구성한다.
고영미 작가는 “빨강은 전쟁이 야기한 죽음의 이미지뿐 아니라 여성의 몸 즉 월경, 출산 같은 여성의 생리적 경험을 나타내는 색”이라며, “불과 빛, 죽음과 생명의 양면성을 지닌 빨강은 작업에서 중요한 서사적 자원이 된다. 오늘날 다양한 갈등과 고통, 성찰에 대해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빨강을 옅은 분홍, 진한 빨강, 검은 빨강에 이르기까지의 스펙트럼으로 변주하며 다양한 감정과 기억을 층위화한다. 고영미 작가는 “빨강은 자아 표현의 도구이자 세계와 소통하는 창구”라며, “고통을 넘어선 의미의 재탄생을 시도하는 서사적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빨강의 기억> 전시는 서구 미술사의 희생, 구원, 고통과 같은 전통적 시각언어와 현대 사회의 갈등을 중첩하며, 색을 매개로 한 예술의 사회적 성찰 가능성을 제시한다
고영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색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