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산불·통상·소상공인' 12.2조 필수추경…경기 마중물엔 역부족
[2025년 4월 19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美, 中해운사·중국산 선박에 입항수수료…韓 조선업체 반사이익 기대 국내 담배 판매량 2년 연속 감소…전자담배 비중 전체의 18%로
1. 환율 급등 대비 '외화 외평채' 23억弗 증액…野 "추경, 최소 15조 넘어야"
정부가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다. 2022년 5월 이후약 3년 만에 마련된 추경안이자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내놓는 역대 첫 추경이다. 최악의 영남권 산불 피해, 전례 없는 미국발 관세 충격 등으로 추가재정 투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5월 초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12조2,000억원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당초 제시한 규모보다 약 2조원 늘어났다. 정부는 “시급한 현안과 직접 관련되고, 연내 신속 집행이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총 14개 부처 93개 사업을 추려냈다”면서 '필수 추경'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3대 사업 분야로 ▲재해·재난 대응에 3조2,000억원 ▲통상·인공지능(AI) 지원에 4조4,000억원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에 4조3,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최근의 산불 피해와 여름철 태풍·집중호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예산국회에서 감액된 예비비 가운데 1조4,000억원을 증액한다. 기획재정부 김윤상 2차관은 "이번 추경은 산불 피해 등 재해·재난 대응, 통상·AI 경쟁력 강화, 민생회복·안정이라는 우리 경제의 시급한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외화표시 외국환평형채권' 발행 한도는 기존 12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증액된다.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60억달러) 이후로는 최대 규모로 달러화 여력을 확보한 것이다. 외화 외평채 확대분만큼, 원화 외평채 발행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전체 외평채 발행 한도를 유지한다.
추경 재원으론 기금을 비롯한 가용재원 4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8조1,000억원은 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그만큼 재정적자 규모가 불어나 국가채무는 1,273조원에서 1,279조원으로 6조원가량 증가한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2.8%에서 3.2%로 상향 조정돼 재정준칙 한도(3%)를 웃돌게 된다.
올해 총지출은 당초 673조3,000억원에서 685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전년 대비 총지출 증가율도 2.5%에서 4.4%로 높아진다. 이번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포인트 정도일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오는 엄중한 경제 현실을 고려하면 '경기 마중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애초 경기진작 목적의 추경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윤상 차관은 "순수하게 경기진작을 목적으로 편성한다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포함해 소비와 투자 쪽으로 내용이 싹 바뀌어야 한다"며 "추경 외에도 필요한 경우 기금변경 등 추가적인 재원보강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 증액 논의 등에 따라 추경 규모는 다소간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소 15조원까지 증액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국회에서 증액 요구가 있을 때 저희가 죽어도 안 된다고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규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추경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하면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2. 中, 전 세계 선박수주량의 71% 1위...글로벌 해운사 한국으로 발주처 옮길 듯
미국이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 비중을 줄이고 한국 조선업체에 선박 발주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기조에 따라 국내 조선업이 한미 협력 등을 통해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중국 조선업은 공격적인 저가 수주를 통해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왔는데 이번 입항 수수료 부과로 가격 경쟁력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은 지난해 4,645만CGT(표준선 환산톤수·1,711척)를 수주해 전 세계 수주량의 71%를 점했고, 한국은 17%인 1,098만CGT(250척)를 수주했다. 향후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해 미국 물동량 비중이 높은 액화석유가스(LPG)와 에탄 운반선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IBK투자증권은 "LPG 글로벌 물동량에서 미국발 비중이 2028년 60%까지 증가하는 국면에서 LPG 운반선 점유율 1위인 한국 조선소의 과점 프리미엄은 강화될 것"이라며 "에탄 운반선은 LNG 운반선에 준하는 마진까지 더해 수익성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선사들이 중국 업체와 맺은 초기의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며 "선사들이 중국산 비중을 낮추려고 즉각적인 조치를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항로 간 중국산 선박 재배치, 법인 분리 등을 통해 수수료 부과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3. 작년 담배 판매 2.2%↓…煙草 4.3% 줄고 전자담배 8.3% 뛰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이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내놓은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은 총 35억3,000만갑으로 전년(36억1,000만갑)보다 2.2% 감소했다. 2022년(36억3,000만갑)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면세 담배 판매량을 고려한 실질 담배 판매량도 36억8,000만갑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연초는 덜 피우고 전자담배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됐다. 지난해 궐련(연초) 담배 판매량은 28억7,000만갑으로 1년 전보다 4.3% 감소했다. 궐련 판매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6억6,000만갑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지난해 전자담배 비중은 전체의 18.4%였다. 2017년 2.2%에서 2019년 10.5%, 2021년 12.4%, 2022년 14.8%, 2023년 16.9%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담배 판매로 걷힌 제세 부담금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