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리터러시⑩] AI시대, 신입사원도 팀장이 된다
AI를 효과적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AI 이용이 점차 보편화해가면서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인 신입사원도 팀장처럼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이 실무를 익히며 상사의 지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AI를 활용하면 업무 처리 속도와 질이 현저히 달라진다.
과거에는 일을 잘하려면 경험과 지식이 필수였다. 하지만 AI는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빠르게 업무를 익히고, 심지어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제는 단순히 '이게 궁금해'라고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해줘'라고 구체적이고 똑 부러지게 지시하는 사람이 더 빠르게 성장한다. 신입도 AI를 활용하면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팀장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AI를 쓰는 당신이라면, 이미 최소 3명의 탁월한 팀원을 두고 있다
기업에서 팀장 역할을 맡은 뒤 팀원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직원은 창의적이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허술할 수 있고, 어떤 직원은 철저하게 팩트를 기반으로 움직이지만 융통성이 부족하다. 좋은 팀장은 팀원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사람이다.
AI 시대에는 신입사원도 이런 팀장 역할을 해야 한다. 당신은 최소 3명의 탁월한 AI 팀원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챗GPT: 언제나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는 긍정맨
퍼플렉시티: 냉철한 팩트체커
클로드: 감성을 살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제 이 탁월한 AI팀원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해야 한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이 3개의 AI에게 업무를 특성에 맞게 배분하거나 동시에 지시하는 식으로 각각의 장점에 맞게 활용하거나 각각의 결과물을 크로스체크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리더가 조직원의 장단점을 파악해 팀을 운영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가령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논리적 흐름을 잘 잡고 빠르게 초안을 만드는 일은 챗GPT에게, 출처가 명확한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찾는 일은 퍼플렉시티에게, 감성적이고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포장은 클로드에게 역할을 주는 식이다.
1. 퍼플렉시티에게 팩트와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지시한다.
"2024년 1분기 글로벌 AI 시장 규모와 주요 기업들의 점유율, 그리고 최근 발표된 AI 관련 규제 동향을 조사해줘."
2. 챗GPT에게 논리적인 구조를 잡고 초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한다.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AI 전략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줘. 경쟁사 분석, 시장 기회, 위험 요소를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해."
3. 클로드에게 스토리텔링과 감성을 더하는 역할을 맡긴다.
"이 초안을 더 설득력 있고 감성적으로 다듬어줘. 특히 우리 기술이 고객 경험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표현해줘."
이렇게 일을 시키다보면 AI도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너무 많은 작업을 시키면 답변 속도가 느려지거나 결과물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쉬어가야 할 때"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다른 AI에게 업무를 분담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팀원들도 과부하가 오면 적절히 쉬거나 휴가를 보내듯말이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작업을 요청하면 AI도 더 나은 결과물을 내준다
질문 대신 지시를 하라
팀장이 팀원에게 일을 맡길 때, 모호한 요청은 엉망인 결과물을 만든다. AI도 마찬가지다. '마케팅 전략 좀 짜줘'라는 식으로 업무를 주면 너무 포괄적이라 질 낮은 결과물이 나올수 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2024년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3가지 제시해 줘. 각 전략은 목표, 실행 방안, 예상 효과를 포함해야 해'라고 하면 훨씬 유용한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것이다.
AI에게 좋은 답변을 얻고 싶다면, 지시 역시 명확해야 한다. 지시를 내릴 때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 ▲맥락(상황과 배경 정보를 제공) ▲목적(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형식(원하는 결과물의 구조와 형태를 지정) ▲범위 (다루어야 할 내용의 범위 설정) ▲예시 (원하는 결과물의 예시)를 제시한다면 매우 효과적이다.
AI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끌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듯, 성격이 각기 다른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AI 리더십' 또한 필요하다. 다양한 성향의 팀원으로 구성된 조직이 시너지를 내고 창의력을 발휘하듯, AI도 마찬가지다. AI를 단순히 도구처럼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떤 AI에게 어떤 업무를 맡길지"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신입사원도 AI를 잘 활용하면 팀장처럼 일할 수 있는 시대다. 단순히 AI의 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AI의 특성을 이해하고 최적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미래의 리더가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AI 팀장으로서 최고의 지시를 내리는 법과, AI 활용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방법을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김희연은 AI리터리시 컨설턴트다. 씨티은행에서 출발, 현대·굿모닝·신한·노무라 증권의 IT애널리스트를거쳐 2008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증권· IT·제조 분야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에선 여성 최초로 사업개발·전략·IR·투자 및 신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올랐다. 지난해 퇴임뒤엔 AI 콘텐츠 융합 및 AI의 일상적 활용 등에 천착, AI리터러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스버스에 AI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다. AI시대 기업과 직장인들의 ‘생존법’을 담은 저서 <공감지능시대: 똑똑한 AI보다 따뜻한 당신이 이긴다>가 3월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