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26일 숙환으로 별세

2021-10-26     윤진희 기자
1992년 광복로 기공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뉴스1)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숙환으로 26일 사망했다. 향년 89세다.

지병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중 숨졌다.

노 전 대통령은 신군부 세력인 ‘하나회’의 핵심 인물로 활동하다가, 1979년 12월 12일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인물이다.

12‧12 쿠데타 이후 신군부 2인자로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하고, 전두환 군사정권에서 정무2장관으로 임명돼 정계에 입문했다.

1987년 6월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전두환 군사정권의 후계자로 낙점돼, 대통령후보로 지명됐다.

1987년 6‧10항쟁의 결과물인 개헌을 통해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지만, 당시 야권의 ‘3김’이 분열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12‧12 군사 쿠데타 주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수천억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돼, 53차례의 공판과 74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된 끝에 96년 8월말 노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96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억원으로 감형됐다. 1997년 4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수감생활을 계속하던 중 같은해 12월 22일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2년여의 수감생활 끝에 석방됐다.

노 전 대통령은 전립선암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직 대통령 예우에 따라 서울대병원에서 장기입원‧치료를 반복하다 최근 악화된 병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유족은 부인 김옥숙 여사, 딸 소영씨, 아들 재헌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