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지분이 9.8%라고? ‘기초자료’ 지분율도 틀린 글래스루이스 보고서

MBK·영풍, “글래스루이스 보고서, 고려아연 경영진에 편향∙논리적 모순”

2025-01-14     고재학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은 14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의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23일) 의안 분석 보고서에 대해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둔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물론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 홀딩스 등 의혹이 가득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채, 최윤범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최 회장 측이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19명)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MBK·영풍은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고려아연의 지난 몇 년 간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으며,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지탄받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사태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는 식의 편향된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MBK·영풍은 "글래스루이스는 2024년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 구성과 독립성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한 중대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했던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투표제의 찬성 이유와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던진 이유가 서로 모순된다는 점도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에 대해 ‘이사회 구성에 대한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찬성했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이유에 대해선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MBK·영풍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표를 분산하지 말고 4명에만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K·영풍은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감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MBK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가 최윤범 회장에 대한 편향성은 물론, 집중투표제 찬성 근거와 이사회 추천 후보에 대한 이유가 서로 앞뒤가 안 맞는 문제점들을 가졌다는 점에 대해 주주들은 모두 인지하실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주주들이 우려하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분쟁 장기화 국면에 대한 입장이나 분석도 없고,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이전 보고서와 자료를 답습하는 기계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영풍 관계자도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는 최윤범 회장 지분이 9.8%(현재 2.2%)라는 오류까지 버젓이 포함돼 있다”며 “더 이상 지분이 없는 최 회장의 부친인 최창걸 명예회장도 아직 지분이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9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 핵심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집중투표제는 일반적으로 소수 주주에게 유리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반대하는 주주가 원하는 변경 사항의 영향을 희석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영풍·MBK파트너스가 추진하는 이사회 개편이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