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경호처장 여론전 편뒤 돌연 사표…조사 중 사표수리
경호처 '2차 저지' 지휘봉 잡은 간부들은 모두 소환 불응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저항을 주도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이 이를 수리했다.
박 처장은 경찰 출석은 두 번의 소환 불응 뒤 세 번째 요구 상황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당초 박 처장이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체포영장 신청 등을 통해 경호처 지휘부를 와해시킬 계산이었으나, 박 처장의 전격 출석에 일단 허를 찔린 모양새다.
박 처장과 함께 입건된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이 경호처의 고위급 지휘관들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상태다. 이들이 경호처 지휘봉을 잡고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규정에 따라 경호처는 김성훈 경호차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차장에게는 11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이광우 본부장에겐 같은 날 오후 2시에 출석하라는 2차 요구서를 각각 발송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된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대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나와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미리 준비한 메시지로 적법하게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이 마치 문제가 있는 듯 여론전을 펴고 또 조사를 받으면서 사직서 제출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박 처장은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간 최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 정부기관 간 중재를 건의드렸으라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도 했다.
박 처장은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 오늘 (경찰 소환에) 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인정하느냐',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왜 막느냐' 등 질문에는 "수사 과정에서 소명하겠다"고만 말했다.
경찰의 윤석열 체포 작전을 앞두고 박 처장의 전격 출석과 사직서 제출은 윤석열과 경호처의 계산된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공수처와 경찰도 2차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다시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국수본은 이날 오후 윤석열 체포 작전에 투입될 현장 지휘관을 불러모아 체포영장 집행계획 등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