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사퇴 한동훈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한동훈 "탄핵 찬성, 고통스럽지만 후회 안해" 탄핵안 이탈 찬성표 형성했지만 정치 앞날 불투명 '윤석열·김건희 방어' 위해 한 일들 수사대상 될 수도

2024-12-16     이진동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62.8%(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합산)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이다.

한 대표는 4·10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법무부 장관에서 곧장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갈아타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이끌었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디올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의대 증원 문제 등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윤석열 및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을 불렀다. 윤석열은 한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가,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 방문을 핑계 삼아 한 대표의 폴더 인사를 받는 ‘화해쇼’를 연출하면서 급히 봉합했다.

친윤계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원팀'이 돼야 할 시점에 한 대표가 갈등을 유발했다고 비판했지만, '윤석열·김건희'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그나마 '개헌 저지선'을 지켜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한 대표가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에 대해 이른바 '3대 해법'(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을 공개 건의하고 나서면서 당정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이를 두고 친윤계는 한 대표가 '자기 정치'에만 골몰한다고 비난했지만,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차별화' 전략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의 친위쿠데타 및 내란 사태 과정에서 친윤 세력과 완전히 갈라섰지만, 탄핵 찬성과 반대를 오락가락 하며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위헌·위법한 계엄"이라며 비판 입장을 냈으나, 이후 ‘질서있는 퇴진’을 거론하며 탄핵 반대로 돌아서 12월 7일 1차 탄핵안 표결을 무산시켰다.  이어 한 대표는 한덕수 총리와 대통령 권한을 넘겨 받아 행사하려다 '위헌' '내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윤석열이 12월 12일 “마지막까지 싸우겠다”는 대국민 담화를 내자 그제서야 탄핵 찬성으로 입장이 선회했다. ‘탄핵 반대’ 당론을 거슬러 '탄핵 찬성'을 공개 주장하며 윤석열 제명·출당을 위한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당 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배웅나온 권성동 원내대표가 포옹을 하려 하자 거절하는 듯한 모습으로 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향후 한 대표의 정치 행보는 어떻게 될까.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한 대표가 휴식기를 거쳐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 대표가 재기 할 수 있을런지에 대해선 물음표다. 뒤늦게 탄핵에 찬성했지만 윤석열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여권 내 이탈표를 끌어내 사실상 2차 탄핵안 가결에 기여한 역할론이 조명받을 수도 있겠으나, 윤석열로 인해 검사 출신들에 대한 거부감이 극대화한 상황에서 운신의 폭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후보로 나선다면 당내 경선에서 친윤계와 극우들이 씌운 '배신자 프레임'도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또 윤석열 특검이 진행되면, 법무부 장관시절 ‘검찰총장 윤석열에 대한 징계사건’의 상고 포기 등 윤석열의 최측근으로 ‘윤석열·김건희 방어’를 위해 했던 일들이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고,  댓글팀 의혹 등도 해소되지 않았다. 

고발사주 재판에서 2심 재판부는  손준성 검사의 무죄를 선고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고발사주 사건에서 한 대표는 '윤석열 김건희'와 묶여 있는 세트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