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상황에서 尹 합참 지휘통제실 방문..."국회 군 투입, 김용현 명령"

박안수 "지휘통제실서 대통령·김용현 무슨 말했는지 기억 안나" 김선호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후 10~15분 지나 대통령 방문" 박안수 "국방장관이 국회 군 투입 구두명령하고 철수도 명령" 추미애·김병주 "尹, 합참 지휘통제실 방문은 내란 주범 반증"

2024-12-05     이진동 기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3 친위쿠데타 사태 당시 국회에서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직후 ‘계엄사 상황실’이 설치된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합참의 지휘통제실은 대통령실(옛 국방부 청사)과 인접한 국방부와 함참의 공용 청사에 있으며,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상시 설치돼 있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추미애 김병주 부승찬 의원 등의 질의에서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참총장은 “대통령이 계엄사 상황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면서 “(4일 오전) 1시는 조금 넘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김 차관은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10~15분 정도 지난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10시29분 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에선 4일 새벽 01시 2분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인 김 차관은 “대통령이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별도의 룸으로 갔다”면서 “자신은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계엄사령관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박 총장은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 윤 대통령이 한 얘기는 뭐냐”는 질의에 “특별한 얘기가 없었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용현) 장관은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박 총장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과 김병주 의원은 “대통령이 합참 지휘통제실(계엄사령부 상황실)을 왔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주범이다는 반증이다”고 말했디.

또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 작전과 계엄사령관 임명, ‘포고령’ 발표 등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차관과 박 총장 두 사람 모두 이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당일 밤 10시 23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에야 알게 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 총장은 “대통령 담화 직후 열린 지휘통제실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나 계엄사령관 임명을 통보 받았다”면서 “(그러나) 국회 군 투입 명령을 내린 적이 없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국회 군 투입은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등에게 김 장관의 구두 명령이 있었다”면서 “철수 명령도 김 장관이 했다”고 증언했다. 박 총장은 “김 장관에게 대통령으로부터 지휘 권한 위임 여부를 물어 “위임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전국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부터 계엄령이 해제될 때까지 지휘 통제실과 다른 공간인 합참 전투통제실에 머무르며 계엄 작전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에 대해서도 “김 전 장관이 계엄사령관에게 전달했다”면서 “김 전 장관이 직접 작성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그가 포고령을 전해줘 시행 시간만 손봐서 그대로 발표했다”고 증언했다.

박 총장은 “포고령에 위법 요소가 있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김 전 장관은 ‘이미 법률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박 총장은 계엄군 투입과 포고령 등 비상계엄 당시 주요 조치 대부분에 대해 “몰랐다”거나 “계엄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조직이 없었다”, “상황실 구성이 안 돼서 상황실 설치에 정신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차관은 “비상 계엄 발표를 언론을 통해 알고 국방부에 도착했다”면서 “계엄에 부정적 의견을 냈고, 계엄 군병력 동원에 반대해왔다”고 증언했다. 김 차관은 이어 “개인 입장에서 슬프고 참담하다”면서 “미연에 (비상계엄 등을) 확인 못하고,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선 추후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실탄 지급 여부에 대해선 “특전사령관에게 확인 했는데, ‘실탄 지급은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주동자로 지목된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 질의 직전 윤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육사(38기)를 졸업하고 중장인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전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