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집값 뛴 강남권 아파트 내년 보유세 20∼30%↑…지방은 하락

[2024년 11월20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3분기 가계빚 1,914조 '역대 최대'…수도권 '영끌' 등에 18조↑ 국토부, 2026년부터 수도권 공공분양 연 3만가구로 늘린다

2024-11-20     고재학 기자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했지만, 올해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2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1. 내년 공시가격도 시세 변동만 반영…아파트 현실화율 69%

내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보유세가 올해보다 2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에 시세만 반영되도록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동결했지만, 올해 강남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하락세를 이어간 지방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2년 연속 동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도입 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0%)으로 3년째 고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보유세는 올해 집값이 오른 만큼만 인상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8.1% 올랐다. 금융전문가의 세금 모의 계산 결과, 서울 주요 단지 보유세는 최대 30%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서초구 반포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 추정치가 1,407만9,000원으로 추정됐다. 올해 납부 추정액(1,160만8,000원)보다 247만1,000원(21.3%) 증가한 규모다. 공시가격 추정치는 올해 9월 실거래 시세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69%, 공정시장가액비율 43∼45%를 적용해 산출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내년 보유세가 1,331만1,000원으로 올해보다 372만3,000원(38.8%)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는 728만5,000원으로 147만3,000원(25.3%) 늘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84㎡는 628만6,000원으로 101만1,000원(19.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집값이 뛴 마포·용산·성동 아파트 역시 내년 보유세가 10% 이상 오를 수 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내년 보유세 추정액은 275만2,000원으로 올해 추정 납부액(239만4,000원)보다 15%가량 오를 전망이다. 서대문구 DMC래미안e편한세상 84㎡는 올해 89만8,000원에서 내년 102만8,000원으로 13만원(14.5%)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연말까지 집값 변동에 따라 보유세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집값이 떨어진 지방 아파트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올해 들어 9월까지 0.4% 떨어졌다. 하락률은 부산 0.9%, 대구 2.0%, 광주 1.9%였다.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연간 0.41% 상승했으나 올해는 9월까지 누적으로 6.1%나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2. 주택거래 증가로 가계빚 3년 만에 최대폭↑…”9월부터 대출 증가세 둔화"

올해 3분기(7∼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끌' 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9월부터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지만, 가계 빚 억제 효과는 4분기에나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1,895조8,000억원)보다 18조원 많을 뿐 아니라,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3분기(17조1,000억원)·4분기(7조원) 등 계속 늘다가 올해 1분기 들어 3조1,000억원 줄었지만, 곧 반등해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2분기(13조4,000억원)보다 3분기(18조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95조8,000억원으로 2분기 말(1,779조8,000억원)보다 16조원 불었다. 역시 2021년 3분기(34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1,000억원)이 19조4,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7,000억원)은 3조4,000억원 줄어 12개 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2,000억원)이 3개월 새 22조7,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22조2,000억원 불었고, 기타 대출도 5,000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04조3,000억원)은 1조7,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9,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6,000억원 축소됐다. 보험·증권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32조4,000억원)도 4조9,000억원 감소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주택 매매량은 작년 4분기 5만3,000호에서 올해 1분기 5만9,000호로 늘었고, 2분기와 3분기 각 8만3,000호, 9만6,000호로 뛰었다. 한은은 가계대출 억제로 주택거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4분기 이후 가계빚 증가폭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3. 국토부, ‘균형발전’에 정책역량 집중…수도권-지방 교통 양극화 해소

국토교통부가 2026년부터 수도권 공공분양주택 청약 물량이 연간 3만가구씩 풀릴 수 있도록 3기 신도시와 신규택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윤석열 정부 남은 임기 동안 국토균형발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9일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메가시티'로 불리는 지방 초광역권에 성장 거점을 조성하고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지역이 주도하는 '초광역권 계획'을 수립해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20∼2040년)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토종합계획은 국토계획의 가장 상위 개념으로, 이 계획에 따라 도로 철도 공항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SOC) 건설과 국토균형발전 정책이 이뤄진다.

국토부는 연내 착공을 약속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C노선에 대해 자금 조달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으나,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통 양극화 해소도 강조했다. 또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적기에 개항할 수 있도록 공정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전국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본격화한다. 아울러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신규택지에 짓는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추가 신규택지 발굴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중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에서 8,000가구를 공공분양한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내년 수도권 공공택지 공공분양 물량은 1만6,000가구(잠정) 규모다. 2026년부터는 수도권 공공분양을 연간 3만가구 규모로 늘린다. 올해 남은 공공분양은 이번 달 의왕 월암·수원 당수 1,354가구와 다음 달 의왕 청계·성남 금토 1,000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