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2금융권 가계대출 2조↑, 3년 만 최대…‘연간 대출 목표’ 받는다

[2024년 11월4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정부 '대출 죄기'에 예대금리차 확대...전북은행 5%p 최대 금값, 연초 대비 47%↑…KRX금시장 역대 최대 거래대금 기록

2024-11-04     고재학 기자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금 거래대금은 1조9,63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1조1,286억원)을 넘어섰다. 올들어 금값은 연초 대비 47% 치솟았다. (사진=연합뉴스)


1. 10월 가계대출 6조↑…은행권 문턱 높이자 2금융권 ‘풍선효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자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상호금융‧카드사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원 넘게 폭증해 3년여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3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원가량 늘어났다. 8월 가계대출이 3년1개월 만에 최대 폭인 9조8,000억원 늘어난 이후 9월(5조2,000억원)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지난달 다시 6조원대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건 제2금융권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1조1,411억원 늘어나 8월(9조6,259억원) 증가액의 12%에 그쳤다. 9월(5조6,029억원)과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이다. 금융당국 압박에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3조원)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대다. 이 가운데 절반(1조원 안팎)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아파트 집단대출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카드론과 보험사의 약관대출과 같은 서민 대출도 나란히 증가했다. 앞서 새마을금고·신협 등도 주요 시중은행과 유사하게 다주택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취급 제한, 거치기간 폐지 등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런 대책이 최근 시행된 탓에 실제 대출 관리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추가 대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처럼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받아 증가세를 관리하거나, 제2금융권 대출에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기존 50%에서 은행권 수준(40%)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9월1일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 은행권에 한해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1.2%포인트로 상향했는데, 이를 제2금융권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 4대 은행 예대금리차 두 달 연속 확대...인뱅 2%p 육박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만 더 커지고 있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의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를 보면, 9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0.43~1.05%포인트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가운데 NH농협이 1.05%로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지역 은행 예대금리차는 5대 은행의 두 배 또는 그 이상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1.81%포인트, 1.72%포인트로 2%포인트에 가까웠다. 지역 은행의 경우 전북은행이 5%포인트, 광주은행은 2.6%포인트에 달했다. 고객이 한정적인 지역 은행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대형 은행보다 예대금리차가 큰 경향이 있다.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가 벌어진 건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8월부터 대출 금리를 올려놓고,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엔 예금 금리만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지나치게 높으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예금 이자 수입은 줄어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하다. 

3. 일평균 금 거래량 187kg, 연초 대비 2배…개인 중심 금 투자 급증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고 있다. 이에 금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 금 시장 거래대금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0월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232억원으로 1월에 비해 344% 폭증했다. 10월 중 역대 최대 거래대금 기록(501억원)도 나왔다. 

일평균 금 거래량은 187kg으로 1월 대비 211% 급증했으며, 올해 총거래량은 18.4톤으로 9월에 이미 전년 거래량을 초과했다. 올해 10월까지 거래대금 역시 1조9,63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을 74% 초과했다. 

올들어 현재까지 투자자별 거래비중은 개인이 43%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기관(37%), 실물사업자(19%)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중동 갈등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달러 하락에 대비한 헷지수단으로 금시장 투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KRX금시장의 가격은 g당 12만7,590원으로 연초(8만6,940원) 대비 4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