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3분기 GDP 0.1% 성장에 그쳐…올해 2.4% 전망치 달성 어려울 듯

[2024년 10월25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SK하이닉스, ‘HBM 훨훨’ 3분기 영업익 7조 ‘사상 최대’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3.6조 선방…매출 4.7%↑ 영업익 6.5%↓ 기업 체감경기, 32개월째 춥다…BSI 지수 지속 하락

2024-10-25     고재학 기자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인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사진은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1. 7분기 만에 ‘싸늘하게 식은’ 수출 0.4%↓…성장 0.8%p 끌어내려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당초 기대한 성적의 5분의 1에 불과한 0.1% 성장에 그쳤다. 그동안 경기를 이끌어온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0.2%) 역성장 이후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지만, 한은이 8월 발표한 분기별 전망치 0.5%보다는 0.4%포인트(p) 밑돌았다.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 흐름을 보였으나 수출이 기대보다 둔화했기 때문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한국 GM 파업, 전기차 수요 정체 등으로 자동차, 이차전지 수출이 부진했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 대비 낮아져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수는 성장에 0.9%p 기여했지만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을 -0.8%p 끌어내렸다. 당초 1분기 1.3%, 2분기 -0.2% 이후 3분기 0.5%, 4분기 0.6%로 예상됐던 연내 성장 흐름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위주로 전분기보다 0.4% 줄면서 2022년 4분기(-3.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5% 늘어났다. 올해 2분기(1.6%)보다 소폭 낮고, 1분기(-0.4%)보다는 높았다.

반면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5% 증가해 기대보다 양호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재화는 물론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확대되면서 앞서 '서프라이즈'로 평가된 올해 1분기(0.7%) 민간소비 성적을 약간 밑돌았다. 민간소비는 소비자심리지수 개선 추이 등을 봤을 때 4분기에도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성장에는 설비투자의 기여가 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가 모두 늘어 6.9% 급증했다.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6%p로 계산됐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3분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4%)는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됐으나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향후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간 발표한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는 한편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40%...HBM 매출 전년 동기보다 330%↑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 17조5,731억 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 당기순이익도 5조7,534억원을 을 거뒀다고 2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40%, 순이익률은 33%에 달한다.


매출은 기존 최대치였던 올해 2분기(4~6월) 16조4,233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돌며 최고 기록을 썼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가 HBM에서 나왔고,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1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내놓은 3분기 영업이익(잠정치) 9조1,000억원 중 DS부문의 추정 영업이익은 5조~6조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균형이 맞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3. 현대차 매출 42.9조원으로 역대 3분기 최대…영업이익률 8.3%

현대차가 올해 3분기 북미 지역 보증 연장 조치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한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6.5% 줄어든 3조5,8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42조9,283억원(자동차 34조195억원, 금융 및 기타 8조9,0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은 3조2,059억원으로 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집계됐다.

현대차 국내외 판매량은 101만1,807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성장률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현대차는 "북미 그랜드 싼타페에 대한 선제적인 보증 연장 조치로 약 3,200억원의 충당부채 전입액이 발생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매출액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과 우호적 환율 환경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4. 내달 기업경기실사지수 91.8…전월比 4.4포인트↓13개월 만에 최대 낙폭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4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달 BSI 전망치는 91.8을 기록했다. 전월 96.2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낙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32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BSI는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지난달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이달 BSI 실적치는 95.5로 조사됐다. 2022년 2월(91.5)부터 33개월 연속 부진한 상황으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업종별 11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91.1)과 비제조업(92.5)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기준선 100을 일시적으로 넘은 이후 4월(98.4)부터 다시 8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비제조업 BSI는 올해 7월(105.5) 기준선 100을 초과한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쳤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선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0)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의약품, 전자 및 통신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

한경협은 반도체와 관련 부품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0)와 전자 및 통신장비(100.0)가 기준선 이상으로 나타나 관련 업종의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석유화학, 식음료 등 상당수 업종은 중동 리스크 확대와 내수 위축 탓에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105.0)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한경협은 계절적 수혜가 예상되는 전기·가스를 제외하면 서비스업 전체적으로 내수 침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경협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조정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 발의 등으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