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유류세 인하 폭 축소...다음 달 휘발유 리터당 42원 오른다

[2024년 10월24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9.7%↑…주택용·소상공인 또 동결 가계대출 옥죄기에…9개월 만에 집값 기대심리 꺾였다 은행, 예·적금 금리 인하 '시작'…대출금리는 계속 '역주행'

2024-10-24     고재학 기자
정부가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밝혔다. 고물가와 가계부채 위험을 고려해 주택용과 일반용(소상공인) 전기요금은 이번에도 동결한다. (사진=연합뉴스)


1. 유류세 인하 두 달 연장…인하폭은 휘발유 20→15% 경유 30→23%

다음 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줄어 휘발유 가격이 ℓ당 42원 오른다. 3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 결손 탓에 3년에 걸친 유류세 인하를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물가 충격 우려에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료세 인하폭이 휘발유는 20%에서 15%, 경유는 30%에서 23%, LPG 부탄은 30%에서 23%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1ℓ에 42원, 경유는 1ℓ에 41원 오른다. 유류세 인하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1년 11월 이후 3년째 이어져 이번이 12번째 연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진 데다 심각한 세수 결손으로 유류세를 환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정부는 중동 긴장 고조와 불안정한 농산물값 등 민생에 미칠 여파를 감안해 단계적 환원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2. 대기업 전기요금 ‘역대 최대폭’ 인상···내일부터 10.2% 오른다

정부가 주택용·소상공인(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 인상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의 과도한 적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와 가계대출 위험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체 전력의 53.2%를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연간 수익이 약 4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된다. 지난해 11월 ㎾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은 10.2% 인상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 대기업이 해당한다.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5.2% 인상한다.

한전이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0대 법인이 사용한 전력은 8만5,009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고, 이들이 납부한 전기요금은 12조4,430억원이었다. 이번 인상으로 20대 법인이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용·소상공인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h당 8원 인상 이후 1년 6개월째 동결됐다. 전기요금은 주택용, 소상공인용, 산업용 등으로 나뉜다. 정부는 용도 구분 없이 전기요금을 일괄 인상해왔지만,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에도 이례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리기로 했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까지 연결기준 누적적자는 약 41조원, 총부채는 약 203조원으로 재무 상태가 심각하다. 전기를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역마진 구조가 지속된 탓이다. 대규모 적자에 따른 차입금 이자만 하루 122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효율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3. “대출 조이자 매매 거래 감소”…소비심리는 소폭 반등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아파트 매매 거래 감소와 가격 증가세 둔화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이 9개월 만에 꺾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9월(119)보다 3포인트 떨어져 상승 흐름이 다소 꺾인 모습이다. 9개월 만에 내림세이긴 하지만, 4월(101) 이후 7개월 연속 1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어 집값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높은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지난달 주춤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하락을 했다"며 "가계대출 규제와 계절적인 요인으로 매매 거래가 감소하고 집값 상승세도 둔화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지수(CCSI)는 101.7로 전월(100.0)보다 1.7포인트 오르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CCSI는 5월 98.4를 기록했지만 6월(100.9)부터 다섯 달 연속 100선 위를 기록한 후 7월(103.6)을 고점으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상 소비심리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10월 소비심리지수 상승에는 물가 상승세 둔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활성화 기대 등이 반영됐다. 

향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 중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2.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2.7%로 전월과 같았고,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2.7%)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6%까지 떨어졌지만, 배추 등 체감 농산물 물가가 높은데다 하반기 공공요금과 교통비 등의 상승 여지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4. 농협·우리 예·적금 금리 0.2~0.55%p↓…"한은 기준금리 인하 반영"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중은행들도 수신 상품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압박 기조에 '역주행'을 지속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P 인하하고 적금 금리는 0.25~0.55%P,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도 각 0.25%P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12개월) 금리를 연 2.2%에서 2.0%로 0.2%P 인하한다. 이에 따라 최고이율도 우대 금리 적용 때 연 5.2%에서 5.0%로 떨어진다. KB국민은행 등도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일부 지방은행은 이미 수신금리 조정에 들어갔다. BNK부산은행은 18일부터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0.15~0.35%P 인하했고, BNK경남은행도 'BNK주거래우대 정기예금'(12개월) 기본 이율을 기존 3.20%에서 2.95%로 낮췄다.

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들은 7~8월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가산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중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는 3.71~6.11%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3.64~6.15%)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0.07%P 높아졌다.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수신금리는 떨어지면서 은행의 예대금리차도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