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지분 5.34% 확보…영풍정밀 인수는 불발

MBK·영풍, “오늘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을 것”

2024-10-14     고재학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 5.34%를 확보해 승기를 잡았다. 양측의 갈등은 앞으로 추가 지분 확보 경쟁과 주주총회 표대결 등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1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청약(잠정)주식 수가 총 110만5,163주라고 공시했다. 이는 발행주식 기준 약 5.34%에 해당한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110만1,510주, 영풍은 3,653주를 배정받는다. 결제일은 17일이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은 기존 33.13% 지분에 더해 38.4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의결권 기준으론 약 48% 수준이다. 당장 경영권 확보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주당 83만원에 약 9,173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영풍 연합은 최소 29%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경영권을 잡을 수 있는데, 응모 수량이 한참 미달했다고 한다.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로 MBK∙영풍보다 5,000원 비싼 3만5,000원을 제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마감한 뒤 “오늘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MBK파트너스·영풍은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MBK 측은 또 “자본시장의 지지 덕분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된 실질적인 첫 번째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시장과 투자자 및 주주분들은 물론, 고려아연의 임직원 및 노동조합, 관계사 및 협력업체, 지역사회와도 진정성 있는 소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