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고려아연, 영풍·MBK에 맞서 3.1조 투입...주당 8만원 높인 승부수
[2024년 10월3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물가 3년 6개월 만에 1%대 진입…금리 인하 청신호? 임대아파트에 1.8억 포르쉐…입주민 311명 기준 이상 車 보유
1. 최윤범 "영풍과 오해 풀고파…자사주 공개매수 참여하라" 역제안
고려아연이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지분 15.5%를 추가 확보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방안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직후 4일부터 23일까지 주당 83만원에 320만9,009주의 자기주식을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비용은 총 2조6,635억원이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이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한 주가 안정,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을 통해서도 51만7,582주(지분율 2.5%)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합산 공개매수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8%에 달한다.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라는 게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2조7,0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1조원은 사모펀드를 통해 조달하고, 1조7,000억원은 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추진에 대해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공개매수에 배임 소지가 있다는 영풍 주장에 대해 "법원은 이미 MBK와 영풍의 주장을 배척했다"고 일축하면서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를 향해 '중국 매각설'을 다시 부각하며 공격했지만, 영풍과 장형진 고문을 향해선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해결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있다. 제반 사항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허심탄회하게,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특히 그는 "영풍이 적법한 경영 판단을 통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한다면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풍 측에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해 지분을 넘길 것을 제안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저지하려면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추가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윤범 회장 측이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로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MBK 연합은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만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을 18%가량 추가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이 52%로 절반을 넘게 된다.
2. 한은 "당분간 인플레 2% 밑돌 것…중동 사태 따른 유가 불확실성↑"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년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폭염 장기화로 채솟값이 다소 올랐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초읽기에 들어간 한국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6% 올랐다. 2021년 3월(1.9%) 이후 처음 1%대로 내려왔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대)를 밑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가 하향 안정세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면서도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 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를 기록한 뒤 2∼3월 3%대(3.1%)로 반등했다가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둔화했다.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3.6%)과 비교해 하향 안정세가 뚜렷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2.0% 올라 8월(2.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1.5%를 기록해 전달(2.1%)보다 0.6%포인트 둔화했다.
물가를 내린 1등 공신은 국제유가 하락세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7.6% 떨어졌다. 다만 김장철을 앞둔 채소류 물가가 다소 불안하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 채소류가 1년 전보다 11.5% 급등했다. 올해 여름 폭염이 길어지며 채소 등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유가·날씨·공공요금 등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2% 내외 물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를 밑돌다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으로 2% 안팎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물가 안정세에 힘입어 한은이 11일 금통위에서 2년 가까이 묶어둔 기준금리(연 3.5%)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위험 신호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을 극복해야 한다는 여권의 압력이 거센 탓이다.
3. LH 임대아파트에 벤츠, BMW, 테슬라 등 고가 자동차 즐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가운데 300명 이상이 자격 기준을 웃도는 고가 자동차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현재 LH 임대주택 입주민 가운데 311명이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 이상의 차량을 보유했다.
입주민 135명은 수입차를 갖고 있었는데 BMW가 50대로 가장 많았고, 메르세데스-벤츠 38대, 테슬라 9대, 아우디 9대, 포르쉐 5대 등이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1억8,000만원(인정가액 기준)에 이르는 2023년식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전북 익산시 오산면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1억원이 넘는 2022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각각 보유했다.
LH 임대아파트는 입주 자격 기준으로 총자산 규모를 제한하며, 세대가 보유한 모든 차량의 합산 가액이 3,708만원(올해 기준) 이하여야 한다. 다만, 올해 1월5일을 기준일로 그 이전 입주자는 차량가액 기준 초과 때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고, 이후 입주자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현재 고가 차량을 보유한 입주민 중 271명은 최초 입주연도가 1월5일 이전이어서 고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도 임대차 계약(2년) 종료 후 1회 재계약이 가능하다. LH는 “재계약 거절, 주차등록 제한 등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