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영풍·고려아연에 경고…"불공정 거래시 엄정조치"

이복현 "공개매수 제반 절차 적법하게 진행돼야" MBK·고려아연, 서로 "근거없는 루머 즉각 멈추라"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영풍에 맞설 힘과 지혜 갖췄다"

2024-09-29     이진동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29일 고려아연과 영풍·MBK 양측에 “불공적 거래 발생시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의 이날 경고 메시지는 이복현 원장이 지난 27일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에서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엄정 조치할 방침”임을 강조한 뒤 영풍과 고려아연 양측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상대 공격 소재로 삼은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양측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가 있으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고 밝혔다.

앞서 이 원장은 27일 부원장 회의에서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등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원장은 또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MBK가 중국계 펀드이며 고려아연 인수 후 중국에 회사를 매각하고 중국에 기술을 유출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이 마구 이뤄지고 있다"며 "근거 없는 루머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고려아연 측을 겨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는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오다 이를 상향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능력 등을 허위로 왜곡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멈추라"고 맞받았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난 26일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하면서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 매수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지난 13일 기습적으로 감행한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면서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갖췄다”고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장악한 고려아연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며 “적자를 메우고 투기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핵심 자산은 물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산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