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인수한 美기업 이그니오, 주소지에 '법적 실체' 모호

이그니오 본사는 물론 CFO·자회사도 등록 주소가 전부 다른 곳 고려아연, “이그니오 대신 지주회사 페달포인트 명의로 임대” 왜 매출있는 사업회사 대신 지주회사가 임대했는지 설명 안해

2024-09-28     애틀랜타=이상연 기자
고려아연이 5,800억원에 인수한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가 홈페지에 본사 주소로  게시한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140' 빌딩. 


고려아연이 5,800억원대에 인수한 미국기업 이그니오 홀딩스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본사 주소 뉴욕 중심가 빌딩 ‘브로드웨이 140’에서 법적 실체가 모호하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뉴욕 주정부 등록 주소록에 따르면 이그니오 사업을 총괄하는 이그니오 홀딩스는 물론 자회사인 이그니오 IP, 이그니오 테크놀로지스, 이그니오 조지아, 이그니오 인터미디에이트, EvTerra 등 모든 자회사가 주소를 뉴욕 ‘브로드웨이 140’이 아닌 전 CEO의 개인사무실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화이트플레인스시에 두고 있다. 

이그니오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근무지 역시 뉴욕시가 아닌 화이트플레인스시로 돼있다.

고려아연은 뉴스버스의 전날 기사 <[단독] 고려아연이 5,800억에 인수한 美본사 가봤더니 "그런 기업 없어요">와 관련한 반박문에서 “해당 주소(브로드웨이 140빌딩)의 사무실은 이그니오의 모회사(이그니오 지분 100%보유) 페달포인트의 주소이고, 이그니오는 페달포인트 홀딩스와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페달포인트 사무실은 180평 규모로, 연 50만달러에 임대 계약이 맺어져 있다”면서 “페달포인트 직원은 4명, 이그니오 본사 직원은 15명 정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사업회사인 이그니오의 명의가 아닌 지주회사 명의로 사무실을 임대했는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또 근무 직원이 훨씬 많은 이그니오 대신 사업부문이 없는 페달포인트가 임대료를 내는 구조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 4명, 이그니오 본사 15명, 자회사 EvTerra 12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고 밝혔지만 미국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링크드인에 따르면 이 가운데 뉴욕시를 근무지로 등록한 직원은 10명 미만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수상한 투자’라는 의혹이나 의심을 피하려면 이그니오와 페달포인트, EvTerra 등의 인건비 지출 규모 등 근거 자료들을 공개하면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