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흑색선전 하더니 日전범기업에 손 벌리나"

최윤범 회장, ‘일본 전범기업’ 스미토모와 소프트뱅크 접촉 고려아연 “영풍·MBK, 중국 자본 등에 업고 삼키려 해”

2024-09-24     고재학 기자
영풍 홈페이지 캡쳐. (사진=연합뉴스)

영풍은 24일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해 “옛 전범기업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영풍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중국계 자본'이라는 거짓 프레임을 씌워놓고 본인들은 일본의 대표적 전범기업과 '라인야후 경영권 강탈' 논란을 일으킨 일본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또 "스미토모는 2012년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등 지원위원회’가 발표한 일본 전범기업 287개사 명단에 포함된 대표적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전범기업 명단에는 스미토모금속공업, 스미토모광업, 스미토모전기공업, 스미토모화학공업 등 스미토모 그룹으로 분류되는 기업 명단이 대거 포함됐다. 스미토모를 비롯해 당시 전범기업으로 분류된 일본의 재벌 기업들은 종전 뒤 연합군사령부에 의해 해체되었다가 1950년대 이후 단계적으로 재결합해 대부분 재건됐다.

소프트뱅크는 한국의 대표 정보기술 기업 네이버가 알토란처럼 일궈온 메신저 ‘라인’의 일본 운영사 ‘라인야후’를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 사실상 경영권 장악을 시도해 논란을 일으킨 회사다. 

영풍은 "고려아연은 앞서 영풍과 토종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나서자 공시를 통해 'MBK는 중국 자본이며 인수되면 중국에 팔린다’는 거짓된 흑색선전을 내놓은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 주체 펀드의 약정액 중 중국 자본의 출자 비중은 5% 내외”라도 밝혔다. 이어 "이러한 흑색선전은 지역 정가와 중앙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쳐 ‘정치 이슈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추측성 소문을 근거로 거짓 허위사실까지 보도자료로 배포한 영풍 측에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일부에서 나온 추측성 보도를 근거로 당사를 전범기업과 접촉하고 손을 잡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음해한 영풍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 이제중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회사 엔지니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우리의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그런데 지금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영풍을 겨냥해 “영풍 석포제련소의 경영 실패로 환경 오염과 중대 재해를 일으켜 국민에게 빚을 졌으면서도 이제 와 기업사냥꾼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영풍은 지금 어떤 상황이냐”며 영풍이 사업 부진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인원 감축을 진행 중인 상황을 언급했다.